반도체는 `울고' 자동차는 `웃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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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수출주력업종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수출에서 극명한 명암을 드러냈다.

사상최악의 IT(정보기술) 경기침체 속에서 반도체 수출은 27% 감소한 반면 자동차는 6.9%의 증가율로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29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7% 감소한 96억9천만 달러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올 상반기 미국 등 선진국 IT수요의 부진으로 128메가 D램의 현물가격이작년보다 80% 감소한 3.94 달러를 기록하는 등 D램 가격이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산자부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D램 수출은 1-5월 작년대비 26%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월별로는 1월 -1.9%(작년대비 증감률)에서 ▲2월 -9.1% ▲3월 -19.3% ▲4월 -33% ▲5월 -42.3% ▲6월 -46%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산자부는 그러나 ▲세계 반도체업계가 일제히 가격회복을 노린 생산조절 움직임에 나서고 있고 ▲하이닉스반도체가 GDR(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과 자산매각을 통해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하반기부터 수출감소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주요 조사기관의 전망대로 반도체 경기가 3.4분기 조정과정을거쳐 4.4분기부터는 회복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며 "특히 국내업계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64메가.128메가 D램 생산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256메가 D램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향후 수출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은 작년보다 20% 가까이 감소한 210∼220억 달러로 예상된다.

반면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62억6천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월별로는 2월(-3.7%) 한달을 빼고는 1월(6.4%), 3월(3.2%), 4월(18.2%), 5월(7.5%), 6월(11.8%) 모두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이 기간 수출대수도 78만6천대로 작년보다 0.5%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올해 자동차 수출은 당초 수출목표치보다 1억 달러 늘어난 142억 달러로 작년 대비 7.4%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안정적인 원화약세 기조가 유지된데다 올해 내수부진을 예견한 국내 자동차업계가 수출확대에 집중했고 신모델 출시로 수출차종이다양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법정관리중인 대우자동차는 1-5월 작년대비 50.6%의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으나 하반기 매각협상이 순조롭게 해결될 경우 대우차 수출은 점진적으로 증가, 4.4분기에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산자부는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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