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전날 성관계 했다간 전립선 결과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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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은 서둘러 예약을 해야 할 때다. 건강검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검진 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를 막고, 정확한 결과를 받아보기 위해서다. 약 일주일 전부터 생활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검사 전에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배우경(가정의학과 전문의·사진) 교수에게 건강검진에 대해 알아봤다.

-건강검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데.
“검진 전 준비에 따라 검진 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전날 저녁부터 금식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껌을 씹는 것도 피해야 하다는 것은 잘 모른다. 껌에 함유된 당분 때문에 혈당수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흡연도 혈액검사 결과를 변화시킨다. 특히 복용하고 있는 치료제, 검진 시 사용하는 약물에 따라 검진을 받으면서 출혈, 호흡곤란, 알레르기 반응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 일주일 전부터 지켜야 할 사항들이 있다. 그래서 건강검진 예약 시 상담이 중요하다.”

-복용하는 약이 있으면 중단해야 하나.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검사 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장혈관질환·뇌혈관·혈액순환 개선제 같은 약들은 지혈을 막아 출혈의 위험이 있다. 위·대장내시경 검사 중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추가 검사를 위해 바로 조직을 떼어낸다. 대부분 조직검사에선 출혈이 금방 멈춘다. 하지만 혈액순환 개선제는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는 약이기 때문에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건강검진 7일 전부터 약을 끊거나 대체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가 끝나면 다음 날부터 다시 복용한다.”

[사진=중앙포토]

-당뇨병 약도 주의가 필요하다는데.
“주사로 투여하는 인슐린은 검진 전날 밤부터, 알약으로 된 당뇨병 약은 검사 당일 아침부터 복용을 피한다. 내시경 검사 때문에 금식을 하기 때문에 저혈당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특히 신장기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의 경우 더 주의해야 한다. 메트포르민 성분의 당뇨병 약 때문이다. 선명한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을 얻기 위해 혈관에 투여하는 약물인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인 급성신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조영제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의 일종인데 노인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의사와 검진 이틀 전부터 중단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 반면에 혈압이 높으면 검사에 지장이 있다. 혈압약 중 이뇨제를 제외한 대부분은 검진하는 날 아침까지 복용해도 된다.”

-남녀가 따로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나.
“임신한 여성은 방사선 노출과 조영제·수면유도제 같은 검사에 사용하는 약물을 피해야 한다. 가임기인데 임신 여부가 불확실하면 미리 임신반응검사를 하는 게 좋다. 수면내시경을 받을 땐 입술에 진한 립스틱이나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지 말아야 한다. 입술과 손톱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녀 모두 검진 24시간 전부터 성관계를 갖지 말아야 한다. 남성은 전립선이 자극돼 전립선 검사 결과에 영향을 주고, 여성은 자궁경부암 등 부인과 검사 결과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

-과거 건강검진 때 이상 증상 경험이 있다면 미리 알려야 하나.
“CT검사에서 조영제 부작용 경험이 있는 경우다. 드물지만 조영제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있다. 통계적으로 10만 명 중 1명이 예측할 수 없는 쇼크를 보인다. 이런 사람은 일반 X선 촬영이나 초음파 검사 등으로 바꿔야 한다. 또 수면내시경 검사 시 투여하는 수면유도제의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도 검사 종류를 바꾸거나 약물의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평소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위·대장내시경 검사 전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위내시경 검사는 최소 6시간 이상 금식해야 한다. 심한 목감기나 코감기를 앓고 있으면 호흡곤란과 검사 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감기가 나은 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흔들리는 치아가 있으면 검사 전에 알려야 한다. 내시경을 넣기 위해 입에 무는 마우스피스 때문에 치아가 손상될 수 있다. 대장내시경은 장 청결이 필수다. 대장정결제(관장약)는 종류가 다양하고 복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리 사용법을 잘 숙지해야 한다. 검사 5일 전부터 수박·참외·포도처럼 씨가 있는 과일은 먹지 않는다. 3일 전부터는 딱딱한 잡곡밥보다 부드러운 음식과 충분한 물을 섭취한다.”

-건강검진을 마친 후 나타나는 이상 증상과 대처법은.
“수면내시경 검사 후에는 수면유도제 성분 때문에 1~2시간 정도 어지럽고 정신이 맑지 않다. 검진 당일에는 운전이나 기계를 다루는 일은 피한다. 위내시경 검사 후 목에 이물감, 속쓰림, 몸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 후에는 복부에 가스가 계속 차고, 설사와 소량의 혈변이 나온다. 대부분 1~2일 내에 사라진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후 복통이 심하면 문제가 생긴 것이다. 흔하지 않지만 내시경 검사로 대장에 구멍이 생겼을 수 있다. 이때 항문에서 피가 계속 묻어 나오기도 한다. 방치하면 배 속 장기를 덮고 있는 얇은 막(복막)에 염증이 발생해 위험하다. 이외에 검사를 마친 후 식은땀이 나고 힘이 빠지면서 어지러워도 위급 상황이다. 조영제 알레르기 반응으로 혈압이 떨어진 것이다.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병원으로 가야 한다.”

황운하 기자 un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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