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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특검’ 이광범 변호사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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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광범

이명박 대통령은 5일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 사건의 특별검사로 이광범(53·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 특검은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회원이며 회장을 지냈다.

 특검 후보 추천 과정에서 여야가 원만히 협의키로 한 합의를 깨고 민주통합당이 지난 2일 단독으로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자 3일 청와대가 재추천을 요구한 지 이틀 만이다. 이로써 청와대는 특검 임명 시한(추천 이후 3일 이내)을 지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관계수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악법도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명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특검법이 매우 부당하고 추천 과정도 편파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민생 안정과 원만한 대선 관리를 위해 민주당이 단독 추천한 특검 후보 가운데 한 분을 임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수석은 “특검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특검은 앞으로 10일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최대 45일간 수사하게 된다. 이 특검은 이날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 경험이 거의 없는데 큰 사건을 맡게 돼 책임감과 부담을 함께 느낀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과 책임의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능하면 정치적 고려에서 자유롭고 싶다”며 “그 어떤 수사보다도 선입견과 예단 없이 법과 원칙에 입각한 수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특검은 전남 영암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8년 김용철 당시 대법원장의 퇴진을 요구한 ‘2차 사법파동’을 주도했다. 김 전 대법원장은 성명서 발표 닷새 후인 6월 20일 사퇴했다. 그해 우리법연구회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또 이용훈 대법원장이 2005년 9월 취임하고 석 달 뒤인 그해 12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에 발탁돼 이 대법원장의 사법개혁 정책을 측근에서 보좌했다. 이후 대법원장 비서실장, 인사실장, 행정처장 등을 거쳤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있던 2010년 1월에는 용산참사 사건 수사기록의 미공개분을 농성자 측 변호인단에 공개해 검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린 이상훈(56) 대법관이 이 특검의 친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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