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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찬 선도부, 국민체조 … 운동장서 만난 70년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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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1970년대 동네 운동회가 울산에서 재현된다. 울산 남구청은 7일 선암호수공원 축구장에서 ‘2012 추억의 가실운동회’를 연다. 가실은 가을을 부르던 옛말이다.

 가실운동회는 예전 동네운동회와 같은 종목으로 치러진다. 우선 청띠와 백띠를 머리에 두른 청백팀들은 국민체조 음악에 맞춰 몸을 푼다. 그러곤 흰색 실에 매달린 과자를 입으로 따먹는 ‘과자따먹기’ 를 한다. 이어 사회자가 지정하는 사람을 데려오는 ‘손님모셔오기’와 ‘지게 지고 달리기’ 등을 통해 청백전 우승팀을 가린다. 경기 중간 중간에 푸짐한 경품이 내걸린 복고패션모델 선발대회와 막춤의 대가를 뽑는 복고댄스왕 대회가 열린다.

 볼거리도 푸짐하다. 운동장 한편엔 영사기로 ‘바보들의 행진’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을 상영하는 복고 영화관이 개설된다. 또 옛날과 지금의 생활용품 200여 점을 비교해볼 수 있는 추억의 생활용품전도 열린다. 동서남북, 고무줄 총, 비석치기, 딱지치기,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등 추억의 놀이를 직접 해볼 수 있다.

 운동회가 열리는 축구장 입구는 1970년대 고등학교 교문으로 꾸며진다. 선도 완장을 찬 선도부들은 참석자들의 두발과 복장을 단속한다. 단속에 걸리면 벌을 받는다. 이때 교복과 교련복을 입은 연주단이 음악을 연주하며 벌 받는 참석자 의 흥을 돋운다. 설탕과 소다를 끓여 만든 ‘달고나’와 아이 주먹만한 ‘알사탕’ 등 추억의 군것질거리도 맛볼 수 있다.

 김두겸(58) 남구청장은 “공업도시 울산을 일군 50, 60대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젊은세대들에게 ‘복고 문화’를 전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가실 운동회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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