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티노 마르티네스의 이유 있는 부진

중앙일보

입력

얼마전 양키스의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언론과의 회견에서 5명의 타자를 직접 거명하며 '제대로 좀 해'라고 일갈했다. 이 선수들 가운데는 물론 1루수 티노 마르티네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즌전 마르티네스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스캇 브로셔스, 폴 오닐과 함께 올 시즌을 끝으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벗게 될 선수로 분류되었다.

96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이적해온 후 돈 매팅리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그는 98년 이후 매년 타율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258의 타율에 95년 이후 처음으로 한시즌 100타점(91타점) 이하를 기록하며 말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까지만 해도 이런 예상은 틀린 것처럼 보였다. 5월을 기점으로 방망이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것. 그러나, 5월 말부터 재개된 부진은 6월에도 계속되어 25일(한국시간)까지 마르티네스는 116타수에서 18안타(.155)만을 기록했다.

그동안 그의 부진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러나 그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얼마전까지 마르티네스는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 5월말에 있었더던 신체검진에서 등쪽에 피부암으로 발전될 수 있는 2개의 커다란 반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1일에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타격부진에 한 요인이었지만 클럽하우스 내에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마르티네스는 수술을 부진의 변명으로 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현재 그의 수술 부위는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 스윙 때 가끔씩 꿰맨 곳이 땡기기는 하지만, 야구를 못할 정도로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26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3연전 첫경기에 마르티네스는 7회 대타로 출전, 결승 투런포를 날렸다. 홈런 작렬 후 덕아웃으로 들어간 그에게 양키스타디움의 홈 관중들은 열광적인 커튼 콜을 보냈고 그는 오른손에 헬멧을 들고 다시 나타나 관중들에게 답례했다.

33살의 티노 마르티네스. 그에게 이번 커튼콜이 타격에 있어 부진 탈출의 계기가 될수 있을까? 어려운 시간에 다가온 '마의 그림자'를 이겨낸 그에게 양키스의 팬들은 화려한 부활포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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