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전용카드제 시행 앞두고 양주·맥주 사재기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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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유통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다음달부터 주류에 대해 전용카드로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주류구매전용카드 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양주, 맥주 등 일부 주류의 사재기 현상이 일고 있다.

27일 대한주류공업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부산 등지의 일부 주류도매상들은 주류구매전용카드제 실시를 앞두고 양주, 맥주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주류제품들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구매전용카드제가 시행되면 외상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유흥업소와 음식점들로부터 사전에 이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재기 현상이 가장 심한 품목은 위스키다.

특히 '윈저', '임페리얼', '딤플' 등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원액숙성기간 12년 이상의 '프리미엄급' 위스키의 경우 90%가 룸살롱과 단란주점 등 고급유흥업소에서 판매되는데 이들 업소 상당수가 사전에 이를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급유흥업소들과 거래하는 일부 도매상들은 씨그램코리아(윈저), 진로발렌타인스(임페리얼), 하이스코트(딤플) 등 제조.수입사측에 신용구매량을 더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성수기에 접어든 맥주도 도매상들이 OB맥주, 하이트맥주 등 제조업체측에 비슷한 요청을 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밝혔다.

주류도매상 관계자는 "전용구매카드제 시행을 앞두고 룸살롱과 단란주점 등 거래업소들로부터 외상물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금융부담증가 같은 어려운 점이 많지만 거래선 유지 차원에서 신용이 좋은 업소들을 선별해 양주와 맥주를 더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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