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이 줄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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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한강신도시 래미안 2차 견본주택에 ‘양도세 면제’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양도세 면제가 지난달 26일 확정된 뒤 미분양 주택 계약이 늘고 있다. [사진 삼성물산]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29일. 5일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 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 샘플하우스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잇따라 다녀가 눈길을 끌었다. 몇 차례 방문했던 사람들이 최종 결정을 위해 가족과 함께 방문한 것. 이 아파트 한호석 분양소장은 “40~50여 가족이 방문해 계약금액, 세금감면 혜택 등에 대해 상담했다”며 “양도세·취득세 감면 혜택이 결정된 26일 이후 40여 건이나 계약됐다”고 말했다.

 미분양주택을 올해 말까지 계약할 경우 그 이후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고, 준공 후 미분양주택에는 취득세까지 감면해 주는 관련 법이 지난달 26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혜택을 볼 수 있는 인기지역이나 브랜드 아파트 등에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

 청약접수 당시 사람들이 몰렸으나 당첨자 개인사정 등으로 계약을 하지 않아 미분양이 남은 단지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추석 연휴 동안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견본주택엔 하루 평균 200~300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KCC건설 분양팀 김원희 부장은 “양도세 면제 혜택이 계약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하루 10건 내외의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2지구 서초네이처힐의 경우도 마찬가지. 양도세 면제가 결정된 이후 3일까지 분양가가 7억원 정도인 전용면적 114㎡형 8가구가 계약됐다. SH공사 민동조 차장은 “강남 지역의 인기 단지에 관심을 가졌던 실수요자가 세금감면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 래미안 2차 임홍상 분양소장은 “계약할까 망설이던 사람들의 문의가 크게 늘어 추석 연휴가 끝나면 계약이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준공됐거나 연내 준공을 앞둔 단지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말까지 잔금을 내면 취득세 감면은 물론 양도세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서다. 지난달 25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엠코타운의 경우 그 전 하루 2~3통에 불과하던 전화문의가 10통 이상으로 늘었다.

취득세 감면을 받기 위해 잔금을 계획보다 빨리 내고 입주를 서두르는 계약자도 나타났다. 현대엠코 서대우 분양영업실장은 “취득세를 감면받기 위해 올해 내로 입주를 앞당기겠다는 계약자가 20여 가구나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급물량이 많거나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지역 등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전문가들은 당장 세제 혜택에만 마음이 빼앗겨 섣불리 계약했다가는 낭패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미분양 주택 가운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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