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거원시스템 박남규 대표

중앙일보

입력

1997년 첫 제품이 나온 뒤 시넷(http://Cnet.com)과 지디넷(http://ZDnet.com)등 미국의 SW 평가기관으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일본에서는 올해 5백만 카피의 번들 판매를 기대하는 등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SW를 만든 거원시스템(http://www.cowon.com)은 전형적인 기술벤처. 박남규(36)대표 등 핵심 인력이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출신이며, 기술인력이 전 직원의 75%나 된다. 초기에는 음성합성.인식 기술로 출발했으나, 제트오디오로 단숨에 유명세를 타게 됐다.

박대표는 "주력 제품인 제트오디오는 우리나라가 수출한 최초의 SW" 라고 자랑한다.

거원은 99년 무선인터넷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휴대용 MP3플레이어로 하드웨어 시장에도 뛰어드는 등 SW 번들 판매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꿔가고 있다. 일본 중심의 해외 영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최근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 마케팅과 연구 인력을 보내 현지 시장을 다지고 있다.

- 기술력을 자신하는데.
"음성과 관련된 원천기술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SW.HW.무선인터넷 등에 진출했다. 음성인식.합성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

- 제트오디오는 일본에서는 강세지만, 미국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데.
"지난해 일본에서 3백60만 카피가 번들로 판매됐다. 올해는 5백만 카피 정도 예상된다. 일본 번들 시장의 60~70%에 해당하는 규모다. 1, 2위 PC업체인 후지쓰와 NEC가 우리 고객이다. 미국에서는 초기에 윈앰프와 2강을 형성했었는데, 온라인으로만 판촉을 하다 보니 지금은 다소 부진하다. 최근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개발팀이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현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곧 DVD 제트 오디오도 출시한다. 제트오디오 포털을 만들어 5백만 유저들의 커뮤니티를 만들 계획이다. "

- 국내에서도 윈앰프보다 지명도가 떨어진다.
"윈앰프가 무료인 반면 우리 제품은 유료 판매여서 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15만 카피를 판매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윈앰프는 MP3를 전문적으로 재생하지만, 거원은 모든 종류의 매체를 커버한다는 게 장점이다. 윈앰프는 재생만 되지만, 우리 제품은 CD에서 MP3파일로 바꿔주는 기능도 있다. 일본 PC업체들이 굳이 돈을 내 가면서 우리 제품을 채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

- 무선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엔탑에 솔루션도 제공하고 콘텐츠도 공급한다. 접속건수의 10% 정도가 우리가 만든 콘텐츠다. 카지노랜드.성격심리분석.노래방 등 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7월부터는 e-북도 서비스한다. 초기에는 양으로 승부했는데 지금은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만 하고 최고 품질을 유지하자는 전략이다. "

- 주문형 음악(MOD:Music on Demand)은 시장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많다.
"부가정보이용료가 곡당 4백원인 반면 다운받는데 필요한 통화료가 1만원선이어서 소비자들이 많지 않은데, 개선돼야 한다. 지금은 본격 서비스가 힘들고 준비작업 중이라고 보면 된다. "

- MP3플레이어는 경쟁이 치열한데, 굳이 후발로 뛰어들 필요가 있었나.
"SW(제트오디오).인터넷(무선인터넷)과 함께 3각구도를 만들어 디지털 오디오 토털 솔루션 업체로 키우기 위해 진출했다. 후발로 진출했지만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다. 학생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등 디지털 오디오 수요도 급증하고 있지 않나. 지난해 10월부터 보급형 제품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팔고 있으며, 8월초에는 그래픽LCD창이 있고 음성녹음이 가능하며 라디오 수신도 할 수 있는 고급형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중국에 연간 3만대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MP3플레이어로 2년내 연간 4백억~5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

- SW만 팔던 회사여서 마케팅이 쉽지 않을텐데.
"많이 보완했다. 처음엔 좋은 제품만 만들면 성공할줄 알았는데, 6개월 정도 해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인가, 어디다 팔 것인가, 어떻게 개발할까 세가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

유규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