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 요미우리, 다카하시를 살려라

중앙일보

입력

요미우리의 젊은 거인, 다카하시 요시노부와 다카하시 히사노리. 투타에서 요미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이 두 영스타가 최근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먼저 다카하시 요시노부. 올시즌을 앞두고 타격 3관왕을 목표로 지존 마쓰이에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자신감에 넘쳐있던 요시노부였지만 현재의 성적은 프로입단후 최악이다. 22일까지 타율 .262에 9홈런 35타점. 다카하시란 이름값을 감안했을 때, 어느 것 하나 성에 찰리 없는 성적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최근의 페이스다. 6월들어 다카하시는 스스로도 답답해할 정도의 타격침체에 빠져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홈런. 5월 18일 요코하마전에서 9호홈런을 친 이래 근 한달이 넘도록 홈런이 없다. 슬러거형인 요시노부에게 홈런포가 이토록 침묵한다는건 그만큼 타격페이스가 침체되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다카하시는 최근 타율이 1할대에 그치는 등, 안타까지도 좀처럼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다카하시를 살리기 위해 나가시마 감독은 손수 타격지도를 해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타순을 1번으로까지 조정해주는 등, 그의 타격감 회복에 많은 고심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파괴력은 표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타석에서 실망을 준다면 다카하시 히사노리는 마운드에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작년의 인상적인 활약을 발판으로 올해 역시 일찌감치 호화로운 요미우리 선발진의 한자리를 꿰찼던 히사노리였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모든 면에서 작년 성적을 밑도는 내용에 그치고 있다.

22일까지의 히사노리의 성적은 12경기 등판에 4승 3패, 방어율 4.81로 빈약하기 그지없다. 특히 다승은 5월 19일 요코하마전이래 4승을 거둔걸 끝으로 그 이후 한달이 넘도록 패만 쌓아가고 있다. 더군다나 4.81이란 초라한 방어율은 이런 그의 연패가 결코 운이 없어서가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렇듯 팀 투타의 주력선수인 요시노부와 히사노리가 부진으로 팀은 하강곡선을 그렸고 23일 요코하마전에서 승리하기까지 요미우리는 7경기 연속 無홈런속에 시즌 3번째 3연패를 기록했다.

물론 한시즌을 운용하다보면 침체기가 있는건 당연하다. 실제 요미우리는 이전에 7연패를 당한 적도 있다. 하지만 요미우리의 이번 부진은 결코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그동안의 부진은 마운드, 특히 불펜진의 부진에서 야기된 것인데 반해 이번 슬럼프는 믿었던 타선이 흔들린 것이기 때문이다.

마쓰이, 에토, 기요하라, 니시, 다카하시 등 이름만으로도 호화롭기 그지없는 요미우리 타선이지만 최근엔 전혀 그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카하시는 5월 18일 이후, 에토는 5월 29일 이후, 마쓰이는 6월 6일 이후로 홈런포가 침묵중이다. 노장 기요하라나 모토키의 활약으로 그나마 6월을 버텨낼수 있었지만 이들의 활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팀베팅이나 기동력이 부족한 요미우리로선 거포들의 장타가 터지지 않는한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에서 나가시마 감독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타선의 슬럼프를 마운드가 메꿔줄 만한 상황도 아니다. 현재 요미우리 마운드는 구도, 구와타, 사이토의 노장 삼총사가 전부 전력에서 빠져있고, 당초 기대를 모았던 코리안 삼총사도 거의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아킬레스인 불펜진의 불안 역시 여전하다.

이 결과 이리키와 우에하라, 메이를 받쳐줄만한 투수들이 없는 실정이다. 큰 기대를 받았던 다카하시는 불안한 피칭을 연발하며 2년생 징크스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나가시마 감독은 이런 다카하시의 투구감각을 회복시키고 불펜진의 불안을 보충할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히사노리를 불펜에 대기시키는 보직 변경도 시도했지만 그다지 효력을 보진 못했다.

2년연속 우승전선에 최대의 고비에 직면하고 있는 요미우리.

위기에 빠진 거인號가 다시 최강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선 two-다카하시의 부활이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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