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부산 촬영 "레디 고"

중앙일보

입력

요즘 부산에 일본 영화제작자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부산이 영화촬영하기 좋은 도시'라는 소문을 듣고 영화제작사 관계자들이 직접 부산으로 건너와 촬영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부산영상위원회에 촬영협조를 요청한 일본 영화는 '터치볼 고고' '버디' '2002' 'KT' 등 4개나 된다.

3개 제작사는 전화나 E메일로 "부산에서 영화를 촬영하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문의해왔다.

김정현(金定炫) 홍보팀장은 "부산에서 제작됐던 영화 '친구'가 히트한 이후 부산은 영화도시라는 이미지가 완전히 정착됐다"며 "소문이나 언론보도를 보고 일본의 영화 제작사들이 잇따라 부산으로 건너온다"고 말했다.

'2002' 제작사인 엔진네트워크 관계자들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구 중앙동과 감천항 등 촬영할 만한 장소 여러 곳을 둘러보고 돌아갔다.

엔진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영화사로부터 부산에서 영화를 찍으면 편리하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다"고 전했다.

일본 오사카상공회의소와 오사카 영상위원회 관계자들도 지난 11일 부산영상위원회를 방문했다.이들은 1시간 동안 머물면서 일본어로 제작된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영상위원회의 지원내용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오사카영상위원회 다카오 오노 회장은 "부산영상위원회의 활동에 놀랐다"며 "부산은 유명한 영화도시가 될 것 같다"고 감탄했다.

그는 "부산에는 도쿄의 20∼30년 전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등 일본영화를 촬영할 장소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 영화 중에서는 액션영화인 '2002'가 가장 먼저 7월말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납치사건을 다룬 액션영화인 'KT'도 9월쯤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부산영상위원회는 연내 최소한 6∼7개의 일본영화가 부산에서 촬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일본 영화제작사들이 부산에서 촬영하면 국내 영화사와 똑같이 지원하기로 했다.

촬영을 신청한 제작사들도 유명하다.

'버디'제작사 로봇커뮤니케이션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러브 레터'를, '터치볼고고' 제작사 알타미라픽쳐스는 여러 나라에서 히트했던 '쉘위댄스'를 만들었던 회사다

김정현 홍보팀장은 "일본에서는 관공서가 앞장서서 영화촬영을 지원하는 곳은 거의 없으며 영화촬영하기가 꽤 힘들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촬영비용이 적게 들면서 지원이 많은 부산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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