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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테니스] 25일 개막…이형택·윤용일 동반출전

중앙일보

입력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윔블던테니스대회(총상금 1천210만달러)가 25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론클럽에서 개막, 2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영국인들의 콧대높은 자존심을 반영하듯 정식명칭이 유일한 오픈대회 의미의 '디오픈(The Open)'인 이 대회는 1877년 아마추어대회로 시작, 134년의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고 총상금역시 프로대회 중 가장 많다.

또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잔디코트에서 열리고 경기복도 흰색으로만 제한하는 등의 보수적인 전통으로 유명한 이 대회는 올해도 톱랭커들의 드라마틱한 명승부가 예상된다.

이번 대회는 '잔디코트의 황제' 피트 샘프라스의 각종 기록 경신과 여자단식 제니퍼 캐프리아티(이상 미국)의 메이저 3연속 우승 여부, 그리고 국내팬들에게는 이형택과 윤용일(이상 삼성증권)이 어디까지 선전할지가 관심거리다.

◇ 샘프라스 기록 경신

이번 대회 최대의 관심은 윌리엄 렌쇼(영국)와 함께 남자부 최다승(7승) 타이기록을 가지고 있는 피트 샘프라스(미국)가 8번째 우승으로 이를 경신하는 동시에 비외른 보리(스웨덴)가 보유한 대회 5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을 지에 쏠리고 있다.

또 지난 대회에서 메이저대회 13승으로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뒤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못했던 샘프라스가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하나 더 늘릴 수 있을 지도 흥미를 자극한다.

만약 샘프라스가 8승째를 거둔다면 현재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가 가지고 있는 남녀 통산 최다승(9승) 기록에도 1승차로 접근하게 돼 미국프로골프(PGA)의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각종 기록 양산이 기대된다.

샘프라스는 윔블던에 모습을 보인 이래 96년 대회 준결승전에서 리하르트 크라이첵(네덜란드)에 단 한번 진 것을 빼고 통산 전적 53승1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보이고 있다.

◇ 이형택과 윤용일 동반 출전

'한국테니스의 희망' 이형택과 윤용일(이상 삼성증권)이 이번 대회에 처녀 출전함으로써 '남의 잔치'로만 여겼던 최고의 무대에서 우리 선수 2명의 활약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됐다.

세계랭킹 64위 이형택은 1회전에서 세계46위 다비드 프리노질(독일)과 맞붙고 161위 윤용일은 강호인 7번시드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와 맞닥뜨린다.

이형택은 챔피언스랭킹에서 프리노질보다 오히려 2계단 앞서 있는 등 막상막하의 실력이지만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 컨디션이 좋지 않고 잔디 코트에서의 경험도 부족해 승산이 크지 않은 편. 또 윤용일은 메이저대회 2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등의 경력을 가진 카펠니코프와 맞붙게 돼 객관적인 기량면에서 첫 관문 통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본인들이 선전을 다짐하는 등 의욕에 넘쳐있어 국내팬들은 의외의 좋은 소식을 접할 가능성도 있다.

◇ 캐프리아티의 메이저 3연속 우승

여자 단식에서는 방황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의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 달성 여부가 팬들의 이목을 끈다.

또 96년과 98년 2회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캐프리아티의 연속 우승 행진을 저지하고 오랜만에 여왕의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캐프리아티는 올해 1월 호주오픈 우승에 이어 프랑스오픈마저 휩쓸며 재기에 성공, 지난 88년 슈테피 그라프(독일) 이후 13년만의 '진짜 그랜드슬램'마저 노리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피로 증세로 하마터면 이번 대회에 불참할 뻔 했던 캐프리아티는 프랑스 오픈 이후 잔디코트 대회에서 뛰지 못해 컨디션과 코트 적응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좀처럼 우승 맛을 보지 못해온 힝기스와 부상으로 한동안 출전하지 못한 3번시드 린제이 대븐포트, 지난해 최고의 스타비너스 윌리엄스(이상 미국) 등도 우승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 불참 스타들

이번 윔블던부터 4개 메이저대회는 종전 16명에서 32명으로 시드배정 범위를 늘렸다.

클레이코트 전문 선수들이 잔디코트 성적과 대회 자체 기준을 적용한 윔블던의 시드 배정에 불만을 표시한 때문이지만 이번에도 다수의 선수들이 시드배정에 불만을 품고 불참했다.

우선 프랑스오픈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이 가장 먼저 불참 의사를 밝혔고 프랑스오픈 준우승자 알렉스 코레차(스페인) 등 클레이코트의 강자들이 잇따라 대회를 보이콧했다.

이 밖에 마그누스 노르만(스웨덴)과 마크 필리포시스(호주), 96년 챔피언 리하르트 크라이첵(네덜란드) 등은 부상을 이유로 참가하지 않는다.

여자부에서는 윔블던 최고의 인기선수인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가 나오지 않아 팬들의 실망이 크다.

모니카 셀레스(미국), 마리 피에르스(프랑스) 등도 불참자 대열에 올라있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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