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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논의 전제는 합의 정신 입장 표명 전 준비기간 가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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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개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의 정신이다. 각 진영은 자기 입장을 내세우기 전에 충분히 준비기간을 가져야 한다." 한국정치학회 연구이사인 대전대 유재일(사진) 교수는 19일 개헌 논의의 전제로 합의와 준비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개헌과 관련한 각종 이론을 살피고 실제 개헌 논의 때 고려해야 할 다양한 입장들을 제시하는 게 학계의 임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올 3월 학자 10여 명과 함께 정치학회 안에 '개헌 연구반'을 꾸려 춘계학술회의를 준비했다.

-개헌을 '헌정의 재디자인'으로 개념화한 게 흥미롭다.

"서구에서는 개헌을 '헌정의 재디자인' 또는 '헌정의 재도입'이라고 표현한다. 헌법 속에 사회.정치 질서의 조직 방식, 운영 원칙과 정신이 다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개헌이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포괄적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헌정의 재디자인이라고 했다."

-현행 헌법을 탄생시킨 1987년 개헌 논의 과정과 지금을 비교한다면.

"공통점은 사회 전반에 걸쳐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시민사회의 역할이 될 것이다. 지난번 개헌은 정치권(민정당으로 대표되는 구체제 세력과 야당으로 대표되는 제도권 민주화 세력)의 타협의 산물이었지만 이번엔 일반 시민사회와 각계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고 개헌 과정에서도 상당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참고할 만한 다른 나라의 개헌 과정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헌정을 재디자인할 때 가장 참고할 만한 나라는 대통령제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이다."

-개헌 시점은 언제가 적당하다고 보나. 일부에선 통일헌법을 거론하며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끝난 6월께가 가장 적당하다고 본다. 늦어도 2007년 봄까지는 끝내야 한다. 통일헌법도 만들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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