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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모든 전형에 학교폭력 반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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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충주캠퍼스)가 현재 고2가 치르는 내년도 모든 입시 전형에 수험생의 학교폭력 가해 여부를 반영한다. 대학들이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반영 중인 가운데 이 대학 글로컬캠퍼스는 이를 모든 전형(정원 1928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글로컬캠퍼스는 최근 대학입학정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입시안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건국대는 서울캠퍼스와 글로컬캠퍼스 두 개가 있으며, 서울캠퍼스에는 이 방침을 적용하지 않는다. 두 캠퍼스는 독립적으로 전형 방식을 결정해 왔다.

 내년 입시에서 글로컬캠퍼스 응시생들은 인터넷으로 원서를 내면서 학교 측이 제공한 ‘학교폭력 등 사실 관계 확인서’를 필수로 기재해야 한다. 확인서에는 “학교폭력이나 성폭력 등 범죄행위에 가담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조치에 따라 학교로부터 처분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그러면 수험생은 ‘있다’ ‘없다’로 답해야 한다. ‘응답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불합격·합격취소·입학허가 취소 등을 감수한다’는 내용도 확인서에 담긴다. ‘있다’고 응답한 수험생에 대해선 폭력 이후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학교 측이 서류평가나 면접평가 때 따져 구제 여부를 가리게 된다.

 글로컬캠퍼스 강흥중 입학홍보처장은 “대학은 좋은 인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 이런 인성을 발전시켜 사회에 내보낼 의무가 있다”며 “중대한 범죄를 숨기며 입학사정관제가 아닌 다른 전형으로 입학해 대학을 다니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고교생 때 지적장애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했던 사실이 드러나 최근 입학이 취소된 성균관대생과 함께 사건에 연루된 10여 명이 진학한 대학으로부터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설명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송선진 대입제도과장은 “대학이 모든 전형에서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자율”이라고 말했다. 이 캠퍼스는 올 입시에서도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포함해 면접을 치르는 모든 전형에서 학교폭력 관련 확인서를 받기로 했다. 사범계열인 유아교육과와 신설된 경찰학과는 특히 인성평가 특별관리 대상 학과로 정해 인성 관련 질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학 서울캠퍼스는 “수능점수만 따지는 전형이 있는 등 전형별로 원하는 인재상이 달라 학교폭력 여부 등 인성 평가를 모든 전형에 확대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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