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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세계경제 회복세 꺾일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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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과 유럽 정치권이 각성하지 못하면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다시 꺾일 수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경고다. 그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패터슨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라가르트 총재는 “우리는 점진적인 회복을 예상하고 있으나 세계 경제가 7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취약해질 수 있다”며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10월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은행(WB)과의 합동 연차총회에서 세계경제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IMF는 지난 7월 2012년과 2013년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각각 3.5%, 3.9%로 제시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미국·유럽·일본 중앙은행이 잇따라 내놓은 경기부양조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칫 더블딥에 빠질 수 있는 세계경제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반짝 회복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회복세”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의 원천으로 그는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우려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를 꼽았다. 여기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도 세계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각각의 불확실성 요인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며 “예컨대 유럽 위기는 중국의 대 유럽 수출을 감소시키고 이는 다시 중국의 미국 제품 수입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이 연말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해 재정절벽이 현실화한다면 미국 경제는 다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재정절벽은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만들어진 감세 법안의 시한이 만료되고, 10년 동안 1억2000만 달러의 재정지출이 자동 삭감되는 법안이 시행돼 재정지출이 급속히 위축되는 상황을 말한다. 유럽 역시 그리스·스페인 등의 재정위기를 수습하지 못해 여전히 세계경제 위기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고 라가르드 총재는 진단했다. 그는 “유럽은 명백히 위기의 진앙으로 남아 있으며 가장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곳”이라며 “은행과 국가 간 악순환을 끊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유로존 금융동맹이 출범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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