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식품원료로 신소재 개발, 아토피 걱정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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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홍초’의 모델 ‘카라’가 지난해 8월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대상그룹]

대상은 최근 ‘신소재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식품사업에서 원료로 쓰던 물질을 다른 분야 소재로 개발하는 것이다.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분과 당을 이용하는 사업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물에 닿으면 끈적끈적해지는 전분의 성질을 이용, 옥수수 전분으로 포장 및 가구 제작에 쓰이는 ‘핫멜트형 접착제’를 개발했다. 친환경적이라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천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앞서 2010년에는 전분을 이용해 물과 기름 성분이 잘 섞이도록 하는 유화안정제를 개발했다. 유화안정제는 제과·제빵·드레싱 등 가공식품에 사용된다. 기존에 쓰던, 화학원료를 주성분으로 한 유화안정제는 뜨거운 물에서만 녹았으나 대상이 개발한 것은 차가운 물에서도 쉽게 녹는다. 또 장시간 보관해도 물과 분리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바이오 원료와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바이오 리파이너리’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 리파이너리는 사탕수수나 옥수수 속대, 톱밥과 같은 곡물 폐기물을 미생물 처리해 새로운 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해 주로 고부가가치용 아미노산을 생산·판매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명형섭(55) 대상 사장은 “대상의 향후 성장동력은 소재 부문이다. 2016년까지 소재 산업 비중이 식품을 넘어설 것”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바이오와 전분·당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품 분야에서는 일본을 비롯해 해외진출을 꾀하고 있다. 대상의 ‘마시는 홍초’는 지난해 일본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전년 대비 40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상은 올 1월 일본의 대형유통도매업체 ‘악세스’와 일본 내 식품 제조·유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악세스의 판매망에 대상 제품을 공급하고 제품 개발을 함께한다는 내용이다. 대상은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미주와 유럽, 중동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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