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007 'M' 실제모델 스페딩경 사망

중앙일보

입력

007 제임스 본드의 보스 'M' 의 실제 모델이었던 영국의 특급 스파이 데이비드 스페딩 경(卿) (사진 아래) 이 13일 58세로 별세했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아랍학을 공부한 스페딩 경은 30여년간 암만 등지에서 중동 테러전문가로 활동했다.

특히 1984년 요르단에 근무할 때는 국제테러단의 전설적 인물이었던 팔레스타인의 아부 니달이 영국 여왕을 암살하려던 계획을 수포로 만들기도 했다.

당시 아부 니달의 암살 음모를 인지한 스페딩 경이 요르단 군대와 정보조직의 도움을 얻어 여왕이 도착하는 날 테러리스트를 검거, 여왕의 목숨을 구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94년 영국의 비밀 첩보조직인 해외정보국(MI6) 국장에 최연소로 임명된 그는 96년 퇴직할 때까지 M16을 이끌었으며, 그 해에 작위를 받았다.

영국 외무부는 94년까지 이 조직의 존재자체를 확인해 주지 않았으나 이날은 이례적으로 공식 성명을 내 첩보조직 수장이었던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부에서 'C' (Chief의 첫글자) 로 통했던 스페딩 경은 98년엔 영화에서 'M' 으로 나온 여배우 주디 덴치를 MI6 크리스마스 오찬에 초청해 정보조직의 분위기를 익히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조지 테닛 미국 CIA국장은 그를 가리켜 "나 뿐만 아니라 CIA의 모든 남녀 직원들, 전 세계 첩보조직원들에게 스승이나 마찬가지였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