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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미래가치 경영/삼성] 부정에 관용 없다, 준법·윤리경영 대외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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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준법경영 선포식에서 최지성 부회장이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표해 준법경영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삼성]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열린 수요 정례 사장단 회의. 삼성경제연구소 류한호 전무가 사장단 앞에 섰다. 류 전무는 ‘전환기 리스크와 기업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기업이 가진 리스크를 경제 리스크와 정치사회 리스크로 분류한 뒤 대응방법을 설명했다. 경제 리스크에는 1등 제품, ‘온리원’ 제품으로 대응하라는 내용에 이어 정치사회 리스크 대응 방법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준법경영, 윤리경영에 만전을 기할 때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교훈대로 기업은 외부에서 오해를 살 만한 어떤 일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해부터 윤리경영을 부쩍 강조해온 삼성그룹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은 지난해 4월 25일 준법경영 선포식을 했다. ‘법의 날’에 맞춰 열린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삼성SDS·삼성물산을 포함한 12개 계열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지성(61)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불공정 거래행위, 환경안전 기준 미준수, 각종 사고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경제적 손실을 볼 뿐만 아니라 고객의 신뢰까지 잃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일들은 경우에 따라 기업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만큼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용 원칙을 고수해 준법경영을 실천하자”고 역설했다.

이날 최 부회장과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윤주화(59) 사장, 그리고 각 사업부장들은 제반 법규와 사내 규정을 준수하고, 시장질서를 존중하며, 공정한 경쟁을 하고, 이해관계자와 금전·금품·향응 수수를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준법실천 서약서를 만들었다.

삼성은 올해 준법경영을 체계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준법)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을 도입했다. 계열사별로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 규정과 매뉴얼을 담은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어 준법경영 토대를 구축했다. 지난 2월에는 담합 근절 종합대책도 발표했다. 이후 그룹 준법경영실과 27개 관계사 컴플라이언스 조직이 나서 수시로 현장점검과 진단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술력뿐 아니라 신뢰감과 자긍심에서도 글로벌 1위 기업이 되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준법경영 방침을 모든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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