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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상 ‘야성 본능’ 평창서 다시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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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홍순상이 2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트룬 골프장에서 열린 KGT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첫날 32강전 7번 홀에서 공과 홀을 잇는 퍼트 라인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사진 KGT]

‘꽃미남 스타’ 홍순상(31·SK텔레콤)이 모처럼 크게 웃었다. 상대를 압도하는 ‘야성 본능’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홍순상은 2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트룬 골프장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첫날 32강전에서 친구 데이비드 오(31·테일러메이드)를 꺾고 16강전에 진출했다. 홍순상은 유독 일대일 매치플레이에서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1회 대회에서 3위를 했고, 지난해 대회에서는 우승하면서 매치플레이 강자로 등극했다. 이날 첫 관문을 통과하면서 대회 2연패의 청신호를 켰다.

 솔직히 홍순상은 올 시즌 성적만을 놓고 보면 종이호랑이다. 지난해 2승을 거두며 KGT 대상을 차지했던 강렬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치러진 9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홍순상은 “올해 초 아시안투어 활동을 겸한 전지훈련을 떠났는데 음식과 기후 적응에 실패하며 컨디션이 나빠졌다. 살이 7㎏이나 빠졌고 스윙도 흐트러졌다. 너무 잘하려 하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고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도 상대 선수가 홍순상을 만나면 쩔쩔맨다. 그는 “매치플레이는 스트로크 플레이와는 전혀 다르다. 집중과 선택을 잘해야 한다. 상대가 어떤 상황에서 고전하는지를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홍순상은 이날 열린 대회 32강전에서 데이비드 오를 맞아 3홀 차로 이겼다. 특히 11번 홀(파3)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홍순상은 “11번 홀에서 예상치 못한 버디가 홀로 떨어지자 데이비드 오가 크게 흔들렸다”며 “그 심리적인 동요를 알아채고 더 강력하게 압박하면 승부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고 했다. 해병대 출신답게 순간 집중력이 좋았다.

 이날 최고 이변의 주인공은 양용은(40·KB금융그룹)이었다. 양용은은 32강전에서 최진호(28·현대하이스코)를 맞아 2홀 차로 패했다. 양용은은 13번 홀까지 최진호에게 1홀 차로 앞섰지만 14번 홀(파5)을 내주며 올 스퀘어를 이뤘다. 이어진 15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리며 1홀을 더 내줬고 17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적어 내며 무릎을 꿇었다. 양용은은 “매치플레이는 버디를 잡아야 하는데 계속되는 기회를 놓친 게 패인”이라고 말했다.

 2010년 우승자 강경남(29·우리투자증권)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김민휘(20·신한금융그룹)에게 2홀 차로 패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반면 올 시즌 상금랭킹 2위로 1번 시드를 받은 박상현(29·메리츠금융)은 뉴질랜드 교포 케빈 전(27)을 상대로 4홀 차로 승리해 무난히 16강에 진출했다. 장타자 김대현(24·하이트)도 루키 김민수(22·스릭슨)를 4홀 차로 꺾었다. J골프가 22일 16강전을 오전 10시30분부터, 8강전은 오후 3시부터 생중계한다. 23일 4강전과 결승전도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다.

횡성=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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