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나코사 최근 법정관리 신청

중앙일보

입력

국내에서도 인기브랜드로 통하는 '캘빈 클라인' 의 미국 와나코사가 최근 법정관리(Chapter 11)를 신청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와나코는 미국 최대의 브래지어 회사이며, 수영복 브랜드 '스피도' 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법정관리 신청의 표면적인 이유는 빚이다. 현재 30억8천만달러로 자산규모(23억7천만달러)를 크게 웃돈다.

와나코의 경영실패는 최고경영자(CEO)린다 와츠너 회장의 책임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한마디로 경기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과 소송까지 벌이면서 회사 이미지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경영전문잡지 포천의 그녀에 대한 평가는 'A학점' 에서 'F학점' 으로 곤두박질쳤다.

포천은 1992년 와츠너를 '가장 성공적인 경영인' 중 하나로 선정했으나 지난달에는 경영진이 형편없다며 와나코를 '치욕의 전당' 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와나코가 이 지경에 빠진 것은 경기둔화세로 인한 매출감소와 의류업계의 경쟁격화에 대응이 늦은 때문으로 해석된다.

협력관계의 일부 소매점들이 도산했고 그 타격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캘빈 클라인과의 법적 다툼은 상황을 악화시켰다. 클라인은 와츠너를 상대로 지난 5월 소송을 냈다.

할인점에 자신의 상품을 팔게 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것이 이유였다. 와나코도 계약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의 싸움은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회사에 큰 상처를 입혔다. 1분기 중 매출감소 피해액이 6천2백만달러에 달한 것이다.

와나코는 시티은행.JP모건 등이 6억달러를 빌려주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으나 자력회생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심상복 기자 sims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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