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초고속 극소 절전형 칩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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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컴퓨터 칩 생산업체인 인텔은 지금까지 나온 첨단 마이크로프로세서 칩보다 처리속도가 3배이상 빠르면서도 전력은 절반밖에 소모되지 않는 극소형 칩을 개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금주말 일본 쿄토(京都)에서 열리는 국제 반도체회의에서 발표될새로운 칩은 컴퓨터의 최소 논리소자인 트랜지스터 게이트의 두께를 원자 3개 크기인 0.03㎛(1㎛는 1천만분의 1㎝)로 극소화함으로써 하나의 칩에 1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것이다.

이는 현재 시판중인 펜티엄4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트랜지스터 수(4천200만개)보다 무려 23배나 많은 수치다.

인텔은 이 칩을 개발함으로써 초당 1조5천억회의 연산속도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최고속도는 20㎓까지 낼 수 있으며, 이는 현재 상용화된 수준(1.56㎓)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빠르다.

반면 이 칩은 엄청난 처리속도에 비해 소모 전력량은 채 1볼트도 되지 않는 초절전형 구조를 갖고 있어 휴대용 초고속 컴퓨터 개발에 청신호를 켰다.

인텔은 특히 이번 칩 개발에서 트랜지스터 크기의 극소화에 역점을 기울였는데,두께 0.45㎛ 이하의 트랜지스터 생산에 성공한 것은 인텔 창업자 중 한명인 고든 E.무어 박사가 수정 예견한 트랜지스터 소형화의 한계(0.25㎛)를 5분의 1 이상 줄어들게 한 획기적 성과라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인텔측은 트랜지스터 개발 기술에 대해 기밀이라는 이유로 자세한 설명을 붙이지 않았으나 초정밀 회로 라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한 `단면 이동'' 처리과정이 핵심기술이라고만 언급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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