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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 레이더'의 터프우먼 안젤리나 졸리

중앙일보

입력

안젤리나 졸리(26) 는 막힘이 없었다. 전신에 자신감이 넘쳤다.

30일 국내 개봉하는 '툼 레이더' 에서 21세기형 여전사를 화려하게 소화한 그는 "가슴 둘레가 얼마냐" 는 짓궂은 질문에도 "원래 36인데 영화에서 더 풍만하고 섹시하게 보이려고 패드를 넣었고, 허리는 28이다" 라며 자기 몸매를 거침없이 밝히는 대담함을 보였다.

인기 컴퓨터 게임을 스크린에 옮긴 '툼레이더' 에서 여전사 라라 크로프트 역을 맡은 졸리.

지난 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포시즌 호텔에서 만난 그는 긴 손톱에 머리를 허리춤까지 길게 늘어뜨려 섹시하고 도발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라라 크로프트는 모험과 스릴을 즐기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라라처럼 강인한 몸매를 보여주기 위해 평소 즐기던 술.담배마저 끊었다. 액션 연기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남성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액션물에 여성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다. "

졸리는 촬영 석 달 전부터 '라라 몸만들기' 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격투기.쌍권총 사격술.오토바이 타기.번지 점프.개썰매 타기 등 갖가지 기술을 익혔고, 숙소에서도 틈만 나면 요가로 몸을 다졌다고 덧붙였다.

라라 크로프트는 96년에 나와 전세계 남성 게이머를 사로잡은 액션 어드벤처 캐릭터. 제작자 로렌스 고든과 감독 사이먼 웨스트는 이를 영화로 만들려고 했을 때 사이버 여전사 라라역을 맡을 배우를 고민하지 않았다고 한다. "라라역의 유일한 배우는 졸리" 라는 데 둘이 쉽게 의견의 일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웨스트 감독은 "만일 졸리가 출연을 거부했다면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졸리는 정신적.육체적으로 라라역에 꼭 맞는 배우다. 터프하면서도 지적이고 유머감각도 있어 라라의 다양한 측면을 소화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갖췄다. 연기를 지도할 필요가 없었다" 며 대단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고고학자였던 아버지 헨싱 리 크로프트(존 보이트) 가 실종된 몇년 후 라라 크로프트는 아버지가 숨겨놓은 유물 중에 시간과 우주를 여는 열쇠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우주를 정복하려는 비밀조직에 맞선 라라는 그들보다 먼저 미스터리를 풀고 우주를 구하기 위해 캄보디아와 시베리아로 모험을 떠난다.

라라의 아버지 역을 맡은 존 보이트는 졸리의 진짜 아버지. '미드나잇 카우보이' '챔프' 등에 출연했고 '귀향' 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연기파다.

그러나 보이트는 졸리가 두살 때 가족을 버리고 나가 졸리는 어린 시절을 힘겹게 보내야 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보이트와 졸리가 아버지와 딸의 역할을 연기할 때 제작진은 숨을 죽이며 지켜봤다고 한다.

졸리는 "아빠와 함께 출연해 정말 기뻤다. 아빠와 함께 게임 등을 하면서 훨씬 친밀해졌다.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았다" 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졸리는 "모든 게 어려웠지만 몇달 동안 남편과 떨어져 지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 며 20년 연상의 남편 빌리 밥 손튼( '에어컨트롤' 서 함께 출연한 배우) 을 치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일곱살 때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졸리는 '식스티 세컨즈' '본 콜렉터' 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처음 만나는 자유' 에서 반항아적인 정신병자 역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의 샛별로 급부상했다. 그가 올 여름에 제임스 본드와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능가하는 최강의 액션 헤로인으로 자리매김할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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