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 광주은행 '독립 법인 유지' 요구

중앙일보

입력

우리금융 지주회사로 편입된 경남.광주은행 노조가 내년 6월 자회사 통합 이후에도 두 은행을 독립적인 법인으로 유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경남.광주은행 노조는 지난 5일 윤병철 우리금융회장과의 면담에서 "지방은행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두 은행을 독립법인으로 유지해 달라" 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남.광주은행의 경우 지원받은 공적자금이 적고 올해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개선약정(MOU)의 목표치를 모두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공적자금을 갚고도 독자 생존할 능력이 있다" 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尹우리금융회장은 "하나-충청은행처럼 독립채산제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지만 독립법인으로 놓아둘 수는 없다" 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금보험공사 고위 관계자도 "공적자금 투입 은행을 지주회사로 묶는 것은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자는 목적이므로 일시적으로 이익을 냈다고 독자 생존을 주장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 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두 은행 노조는 "우리금융이 지방은행의 현실을 무시하고 무리한 통합을 강행할 경우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 고 밝혔다.

특히 두 은행의 독자 생존 움직임이 내년 6월 지방선거 분위기와 맞물릴 경우 우리금융지주회사의 통합 작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은행 노조는 우리금융이 자회사 재편의 사전 작업으로 추진하는 전산통합 작업에도 반발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5일 한빛은행 3명과 경남.광주.평화은행 각 2명, 우리금융 2명 등 11명으로 전담팀을 만들어 전산통합 작업에 나섰다.

한빛은행 노조도 "정보기술(IT)자회사 설립이 아니라 단순히 전산통합을 위한 것이라면 협조하겠다" 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경남.광주은행 노조대표와 노총 및 금융노련 관계자 7명은 이날 尹우리금융회장을 만나 "전산 통합은 기능 재편을 시작한다는 의미" 라며 "내년 6월까지 기능 재편을 미루기로 한 노사정 합의에 위배된다" 며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두 은행 노조는 또 태스크포스팀에 파견된 직원 4명에게 9일까지 복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정철근 기자 jcom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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