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둘러라! 28일까지 … 연금저축 소득공제 400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이모(34·직장인)씨는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예금 2000만원이 고민이었다. 다시 은행에 넣으려고 하니 잘 쳐줘서 연 3.5% 이자를 준다고 했다. 1년 해봐야 70만원이다. 여기에 세금(15.4%)까지 떼고 나면 손에 떨어지는 돈은 60만원이 되지 않는다.

 원금은 까먹기 싫지만 은행 이자는 너무 박했다. 증권사를 찾았다. 주가가 떨어져도 수익을 준다는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직원은 다른 상품을 권했다.

 “아직 연금저축펀드가 없네요. 이달 안에만 가입해서 100만원 넣고 연말까지 300만원을 더 넣으면, 내년에 66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어요.”

 ‘400만원만 세 달 남짓 투자하면 66만원이 남는다’. 직원 설명에 귀가 솔깃해진 이씨는 당장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했다.

 이씨가 이달 안에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해 100만원을 넣어야 하는 건 소득공제 한도 400만원을 모두 챙기기 위해서다.

 정종희 신영증권 상품기획팀장은 “지난해부터 개정된 세법을 잘 봐야 한다”며 “연금저축상품의 경우 소득공제 한도는 기존 연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됐지만 분기당 불입 한도는 여전히 300만원”이라고 말했다. 3분기의 마지막 달인 9월, 곧 이달 안에 최소 100만원은 넣어놔야 남은 세 달간 300만원을 넣어 총 400만원 소득공제를 모두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 팀장은 “연봉이 4000만원인 직장인이 400만원 소득공제를 모두 받으면 최대 66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지만, 300만원을 넣으면 돌려받는 금액은 49만5000원에 그친다”며 “100만원에 대한 소득공제 차이만 16만5000원이 생기기 때문에 다른 어떤 것보다 연금저축상품부터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이 많을수록 소득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늘어난다. 종합소득과세표준, 쉽게 말해 연봉에서 각종 공제사항을 제하고 난 뒤 소득이 46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이면 최대 105만6000원을, 8800만원 초과~3억원 이하이면 최대 154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특히 과세표준 구간의 경계선상에 속한 경우엔 소득공제 혜택을 알뜰히 챙겨야 한다. 예를 들어 연봉이 6000만원이고 각종 공제 항목을 제하고 나니 과세표준 소득이 5000만원 나왔다고 하자. 연금저축상품에 가입해 400만원을 소득공제 받으면 과세표준 소득은 4600만원이 된다.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 과표 구간에 속하므로 소득세율은 16.5%다. 그런데 공제를 못 받으면 소득은 46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 구간에 속하게 돼 세율이 26.4%로 올라간다. 400만원 소득공제를 받느냐 못 받느냐에 따라 과세표준 구간이 달라지는 셈이다.

 그래서 한 세무사는 “특히 지난해 승진으로 연봉이 크게 올랐거나 보너스를 많이 받아 과표 구간이 한 단계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엔 소득공제 혜택을 더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금저축상품을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에서 파는 연금저축신탁과 보험사가 파는 연금저축보험도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운용사가 만들어 증권사가 파는 연금저축펀드가 인기다. 연금저축신탁은 원금이 보장되지만 연 수익률이 2%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연금저축보험은 연금에 보험 성격까지 가미돼 가입자가 300만 명을 웃돌 정도로 가장 많다. 하지만 사업비 등을 많이 빼는 편이어서 실질 수익률은 낮다.

 연금저축펀드는 운용을 잘하면 고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주식혼합형 펀드인 ‘신영연금60전환(주혼)’은 5년 수익률이 30%에 육박한다. 연평균 6%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채권형 펀드인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7090연금전환자1[채권]’은 성적이 더 좋다. 5년 수익률이 36%에 이른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엔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BRICs업종대표연금전환자1(주식)’은 최근 2년 동안 원금의 20%를 까먹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이은경 연구원은 “연금저축상품은 갈아타기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 10년은 유지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장·단기 성과가 모두 좋고 운용 비용도 적게 들며, 펀드 매니저가 잘 바뀌지 않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