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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댄 최강희의 공격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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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곽태휘(31·오른쪽)가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서 0-1로 뒤진 전반 44분에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2로 비긴 한국은 2승1무로 조 1위를 지켰고, 무패행진도 이어갔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최강희(53)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앙아시아의 복병 우즈베키스탄과의 맞대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1일 밤(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벡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전반과 후반에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접전을 펼친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초반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해 조 1위를 지키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적진에서 값진 승점 1점을 보태 승점을 7점으로 끌어올리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한발 더 다가섰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것 같았다. 신명 나는 공격축구로 흐름을 장악하리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한국은 시종일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보경(23·카디프시티)과 이청용(24·볼턴 원더러스)의 좌우 날개가 상대 수비수에게 묶이면서 이동국(33·전북)을 비롯한 공격진도 고립됐다. 외려 홈팀 우즈벡 선수들의 가벼운 몸놀림에 수비진이 흔들리며 두 골을 실점했다. 특히나 상대 왼쪽 날개 자수르 하사노프(29)의 공간침투에 오른쪽 측면이 쉽게 허물어지는 현상이 거듭됐다. 플레이메이커 세르베르 제파로프(30·알 샤뱝)의 세트피스 처리 능력 또한 위협적이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최강희 감독의 뚝심만큼은 돋보였다. 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두 공격수 이동국(33·전북)과 박주영(27·셀타 비고)의 공존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 고심 끝에 ‘이동국 선발-박주영 조커’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발 출장한 이동국은 전반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해 최 감독의 애를 태웠다. 움직임은 부족했고 이근호(27·울산)·김보경·이청용 등 주변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찾아볼 수 없었다. 0-1로 뒤져 있던 전반 16분에는 결정적인 찬스마저 놓쳤다. 왼쪽 측면에서 시도한 이근호의 땅볼 크로스를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볼이 크로스바 위로 높이 솟구쳤다. 기성용(23·스완지시티)의 자책골로 0-1로 뒤져 있던 한국은 전반 44분에 곽태휘(31·울산)의 헤딩 골에 힘입어 1-1로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실망스러운 전반이었지만 최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10분에 이청용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24·울산)을 투입하며 힘을 실어줬다. 김신욱이 투톱을 이루자 상대 수비진이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났고, 이동국은 2분 뒤 멋진 득점포로 기대에 보답했다. 박주호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볼을 이동국이 정면에서 왼발로 트래핑한 뒤 넘어지며 오른발로 슈팅해 역전골을 터뜨렸다. 우즈벡이 곧장 산자르 투르수노프(26·블라디 카브카즈)의 득점으로 승부의 균형을 이뤘지만, 이동국의 득점포가 남긴 여운은 컸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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