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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전·청주 ‘삼각 거점’ 인구 300만 금강벨트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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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6일 오후 금강을 가로지르는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군수리 부여대교. 다리 아래로 커다란 인공섬이 눈에 들어온다. 잡초만 무성하고 버려진 땅이던 것이 샛강 수로를 확장한 결과 인공섬이 됐다. 부여군은 이곳을 ‘백마강의 여의도’로 개발할 예정이다. 백마강은 금강의 부여 구간을 일컫는 별칭이다. 데크 교량 세 개를 설치해 사람들이 쉽게 오가도록 했고, 그 위에 다양한 테마시설과 휴식공간 등을 조성한다. 쓸모없던 땅이 금강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상류로 1㎞가량 올라간 구드래나루터. 평일인데도 유람선을 타려는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황포돛배 양식의 유람선은 북쪽으로 500m가량 떨어진 고란사로 향했다. 강은 수심이 깊어진 데다 수량까지 많아 물살이 거셌다. 예전에는 수심이 1m 남짓이어서 가뭄 때면 운항을 중단하는 게 다반사였지만 이제는 끄떡없다. 4대 강 사업의 일환으로 강 바닥을 준설해 수심이 5~6m로 깊어져 안전한 뱃길이 확보된 결과다. 충남 부여군, 논산시, 서천군과 전북 익산시 등 4개 지자체는 지난 7월 금강 인접 시·군 협의회를 하고 금강 중류인 부여에서 하구인 서천까지의 뱃길을 공동 이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금강의 모습이 달라졌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나룻배나 겨우 다니고 농지에 물을 대는 정도로만 활용되던 게 고작이었으나 정부와 자치단체의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하천 기능을 되찾기에 이르렀다. 외형만 달라진 게 아니라 금강권의 위상도 달라졌다. 금강을 끼고 있는 세종시에 9부2처2청을 비롯한 36개 행정기관이 옮겨가 국가 중추 기능을 수행하게 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강 유역의 인근 지자체들은 세종시와 연계한 다양한 개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른바 ‘금강 르네상스’ 선언이다.

금강권에는 인구 300만 명의 거대 도시권이 형성된다. 인구 50만 명의 계획도시인 세종시를 중심으로 대전(150만 명)과 통합청주시(2014년 출범·100만 명)가 30분 거리 내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서울 중심의 수도권에 이은 세종시 중심의 ‘신(新)수도권이 탄생한다”고 표현했다.

  대전 과학벨트의 연구 기능, 통합청주시에 편입될 오송생명산업단지의 생산 기능, 세종시의 행정·문화 기능이 어울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논산·금산 등의 지자체들은 세종시와의 접근성을 이용해 산업단지 유치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백제 고도인 부여와 공주는 되살아난 금강 뱃길을 이용한 관광 부흥 전략을 수립했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백제 멸망 이후 1300년 만에 금강 유역이 다시 한번 중심으로 부상할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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