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역사 골든벨 대회 대상 “국사 알수록 한국인 자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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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쌍용고등학교(교장 황봉현)는 지난달 31일 학생 76명이 참가한 가운데 역사 골든벨 대회를 개최했다. 총 50문항이 주어진 이날 대회 대상은 47문항을 맞춘 2학년 최강신(18)군에게 돌아갔다. 역사 골든벨 대회를 준비한 이기정(42·한국사) 교사는 “이렇게 역사에 대해 의욕과 관심을 가지고 준비한 학생들의 모습이 대견하다. 강신이처럼 역사 의식을 갖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사진=이경민 객원기자

-역사 골든벨 대회에 나가게 된 동기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국사 과목을 좋아했다. 성적이 잘나오다 보니 흥미가 더 생겼다. 특히 우리 민족의 고통이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한국사 부분 중 일제 강점기 시대 공부를 좋아한다. 덕분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고 내가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이런 대회가 자주 마련되길 바란다.”

-골든벨 대회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출제도서가 지정이 됐었다. 삼화출판사 한국사 교과서였는데 1학년 때 공부했던 책이다. 이 책을 중심으로 했다. 1학년 후배들보다는 2학년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제가 많이 나와 반가웠다. 천안시 대회가 있는 22일과 중간고사 준비기간이 겹치는 것이 다소 신경 쓰이지만 열심히 해서 시 대회와 도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1번 문제를 읽는 순간 대상이나 금상에 욕심이 생겼다. 첫 문제부터 술술 풀리는가 싶더니 19번 문제에서 막혔다. 정답을 ‘사심관제도’라고 자신 있게 썼는데 ‘기인제도’가 정답이었다. 가장 반가웠던 문제는 30번 문제로 시험 보기 바로 직전에 공부했던 문제였다. 정답이 ‘기기창’ 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현대사 부분에서는 꽉 막혔다. 아니나 다를까 49번과 50번 문제를 틀리고 말았다. 확실히 아는 문제와 전혀 모르는 문제를 틀린 것이 에피소드라면 에피소드 일 것이다.”

-특별히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

“이종덕 선생님이 가장 큰 도움을 줬다. 1학년 때 한국사를 배우고 2학년에 올라와서는 세계사를 배우고 있다. 교과서 내용 뿐 아니라 외적인 것도 꼼꼼히 챙겨 주는 덕분에 역사 공부가 더욱 재미있어졌다. 앞으로 시·도 대회에서도 입상한다면 모두 선생님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웃음) 나에게는 그야말로 은인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아직 진로 결정을 못했다. 행정직이나 회계사를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하다. 지난 5월에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3급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그 분야에 필요하다고 들었다. 나중에 고급 과정도 응시할 예정이다.”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에게 한마디.

“대회장인 시청각실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애들이 있어 놀랐다. 부담과 자신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상을 받겠다는 생각보다 우리 역사를 바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참가한 분위기였던 것 같다. 후배들과 친구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역사에 흥미를 더 가지면 좋겠다. 대회 출전이 처음인 이번 골든벨 대회는 두고두고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다.”

◆기기창=영선사를 청나라에 파견했던 목적은 서양의 근대식 무기 제조 기술을 배우는 것이었다. 영선사의 파견을 계기로 조선에 근대식 무기 제조 공장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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