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추가 부실…자구에 영향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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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회계법인이 밝힌 현대건설의 추가부실 규모 3천8백55억원은 대부분 해외건설 미수금과 국내 재고자산(미분양 부동산 등) 손실액이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부실로 볼 수 없는 자산도 포함돼 있다. 현대건설이 영화 측의 실사결과에 이견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예컨대 미분양 상가 미수금의 경우 자산평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부실규모의 증감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현대 관계자는 "영화 측이 평가 기준으로 삼은 분양가를 이보다 낮지만 현실적인 가격인 시가로 바꾸면 부실규모가 적어도 8백억원은 줄어들 것" 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이같은 이견을 앞으로 계속 조율키로 한 만큼 부실 규모가 약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 채권단 "추가 출자 필요없다" 〓추가 부실이 발생했지만 지난 3월말 마련한 2조9천억원의 출자전환 및 신규출자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추가 부실은 현대건설 보유 자산가치가 더 떨어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일 뿐 현대건설의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건설사 평균 부채비율이 4백%를 넘는 만큼 이 정도의 부실이면 채권단이 추가로 출자하거나 자금 지원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은 이번 실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현대건설의 자금 상황을 재검토하고, 필요하다면 현대건설측에 추가 자구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 경영정상화 페달 밟나〓현대건설은 예상보다 부실 폭이 커지긴 했지만 앞으로 경영정상화 추진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2조원의 자기자본이 1조6천억여원으로 줄어들어 부채비율만 당초 예상(올연말 2백60%)보다 30~40% 높아질 뿐 차입금이 늘지 않아 이자부담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은 이번 실사결과 공개로 많이 홀가분해졌다.

지난 18일 출자전환이 확정됐지만 아직 국내외 시장에서 신뢰회복이 더뎠다. 추가부실 규모를 예측하지 못하는 시장이 섣불리 현대건설에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걸림돌이 어느 정도 치워짐으로써 현대건설은 6월 출자전환과 함께 경영정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현대건설 이종수 기획이사는 "출자전환 확정에 이어 영화회계법인의 실사결과도 충격이 크지 않아 경영정상화 추진에 어려움이 없을 것" 이라며 "이제 꾸준한 자구노력과 영업활성화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얻는 일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황성근.김원배 기자 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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