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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지역 최초 심뇌혈관센터 … 뇌졸중 코드 이원화로 사망률 확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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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환자들이 서울의 대형병원에 몰리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수한 의료 인력과 시설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제대로 치료받고 싶은 것은 대다수의 바람이다. 하지만 부산 지역의 환자들은 다르다. ‘급성심근경색증 진료적정성 평가 1등급’, ‘국내 종합병원 브랜드파워 2위’라는 성적을 거둔 부산대병원이 지역 거점 공공병원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0년 3월, 부산울산권역 최초로 부산대병원에 심뇌혈관센터가 문을 열었다. 센터 내에 심혈관·뇌졸중·심뇌재활·말초혈관·예방관리를 위한 세부 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내 심뇌혈관질환자를 위한 특성화된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이다. [사진 부산대병원]

원스톱 서비스로 신속한 검사·치료

부산대병원 심뇌혈관센터는 신속하고 집중적·체계적인 진료를 추구한다.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심뇌혈관센터에는 응급의료센터를 비롯한 심혈관촬영실·응급수술실·심뇌혈관전문치료실·뇌혈관검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응급실을 찾은 급성심근경색증·뇌졸중 환자는 응급처치 후 지체 없이 즉각 집중 치료를 받는다. 또 입원 환자는 장거리를 이동하는 위험부담 없이 신속하게 필요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센터 내 뇌졸중전문치료실은 대한뇌졸중학회에서 실시한 인증평가를 통과해 우수한 치료시설로 인정받았다. 의료진은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집담회를 열고 최신 지견을 나눈다.

 환자의 재활도 센터의 몫이다. 예방관리센터에서 입원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질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외적으로는 부산지역 내 각 보건소와 연계해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예방 캠페인과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입원 30일 내 환자 사망률 4.9%에 그쳐

심뇌혈관센터가 내세우는 강점은 환자의 낮은 사망률이다. 201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 결과, 급성심근경색 환자 334명에 대한 생존지수가 106.7점을 기록했다. 이는 중증도 질환으로 사망할 환자를 100명으로 봤을 때, 6.7명을 더 살린다는 수치다. 심평원의 급성심근경색증 진료적정성 평가에서도 종합점수 100.02점으로 ‘1등급’을 받았다. 심뇌혈관센터 차광수 센터장은 “상급병원들 가운데서도 우리 센터의 환자 생존율은 으뜸”이라며 “평가 병원들을 대상으로 한 ‘입원 30일 내 환자 사망률’ 평균은 7.9%이지만 우리 병원은 4.9%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환자 생존율은 신속한 진료시스템 덕분이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증상 발생 후 3시간이 생존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다. 환자가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속한 치료도 환자의 생존율을 좌우한다. 부산대병원 심뇌혈관센터는 갑작스럽게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10분 이내에 심전도 촬영과 진단을 마치고, 바로 치료에 들어간다. 응급실 도착 90분 이내에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을 마친다. 심혈관시술 전문의·간호사·영상기사가 협동체계를 갖추고 응급상황에 항시 대기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뇌동맥 내 스텐트삽입술 최다 시술 실적 보유

뇌졸중 중에 가장 흔한 질환은 뇌경색이다. 뇌 혈관이 막히고 뇌 조직이 괴사한다. 심뇌혈관센터는 급성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연평균 120건의 급성기 혈전용해술을 시행한다.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피딱지)를 녹이는 시술이다. 병원 도착부터 정맥내 혈전용해술 시행까지 평균 37분이 걸린다. 뇌졸중센터 성상민 센터장은 “뇌경색 환자의 시술 건수·소요 시간은 전국 대학병원 중에서도 최상위권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고난도 지식과 술기가 필요한 뇌동맥 내 스텐트삽입술의 최다 시술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2010년 보건복지부의 ‘중증응급질환 특성화센터’에 선정, 응급 뇌질환자를 위한 전문 시설로 인정을 받았다.

 센터가 내세우는 또 다른 강점은 ‘뇌졸중 코드 시스템(Stroke Code System)‘이다. 응급환자가 왔을 때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스템이다. 뇌혈관질환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병원 전산망을 통해 당직 뇌졸중 전문의와 방사선사, 또 각종 검사실에 알린다. 이 시스템은 이원화 기능을 통해 정맥내·동맥내 혈전용해술 적용 환자를 각각 구분한다. 즉 정맥에 약물을 투입해 막힌 뇌혈관을 뚫을 수 있는 환자와 막힌 뇌동맥을 직접 찾아 치료해야 할 환자를 구분하는 것이다. 성상민 센터장은 “국내 최초로 이원화 시스템을 이용해 응급환자의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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