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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활동 손열음·조성진 한국 젊은 음악가들 부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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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본 클래식 음악의 대모(代母). 3700회가 넘는 독주회. 피아니스트 나카무라 히로코(中村紘子·68·사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많지만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건 ‘52년째 현역’이라는 표현이다. 4일부터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문화소통포럼 CCF2012’에 참석한 그를 6일 만났다.

 -일본 음악계의 대모로 불린다.

 “나는 마피아가 아니다. (웃음) 내가 피아노를 시작했을 때 미국의 폭격으로 도쿄에는 피아노 학원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다행히 일본경제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일본 피아니스트 1세대라 그런 별명이 붙게 된 것 같다.”

 그는 1965년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21세의 나이로 입상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82, 86년에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가했다. 2009년부터 일본 하마마쓰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연주를 병행하고 있다.

 -일본 클래식 음악은 요즘 어떤가.

 “80년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단원 중 30~40명 정도가 일본인이었다. 이어진 90년대가 일본 음악계의 최고 전성기였다. 활동하는 연주자도 많았고 관객도 훌륭했다. 요즘 일본에선 피아노 연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들 연주회장에서 팔짱을 끼고 음악을 듣기만 한다.”

 -한국은 어떤 것 같나.

 “손열음·조성진 등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쳐가고 있는 모습이 부럽다. 그들 연주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연주자와 관객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클래식 음악이 발전할 수 있다.”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이 선전하고 있는데.

 “70년대 콩쿠르에서 우승한 연주자들은 대부분 일본인이었고 가끔 한국인도 보였다. 요즘 열리는 콩쿠르는 한국인과 중국인이 휩쓸고 있다. 한국 피아니스트는 세련된 터치가 강점이다.”

 -후학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콩쿠르 수상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유럽에선 금융위기로 공연이 줄고 있다. 하지만 음악이 가진 아름다움과 그것이 주는 기쁨은 여전하다. 그게 연주를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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