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IMT컨소시엄 주도권 어느쪽으로 기우나

중앙일보

입력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의 주도권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함에 따라 국내 통신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지난 22일부터 국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동기식 IMT-2000 사업 참여의향서 접수를 시작해 독자적인 컨소시엄 구성에 본격 착수했으며, 하나로통신은 "즉각 독자 컨소시엄 구성을 중단하라"고 반격에 나섰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22일 LG텔레콤 홈페이지에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 참여요청서를 게재한 이후 대기업 5∼6개사, 중견기업 20여개사, 중소벤처기업 100여개사 등 총 130여개사가 참여의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중에는 하나로통신 주도의 동기식 컨소시엄인 `cdma2000 그랜드컨소시엄 추진위원회''에 참여한 업체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하나로통신과의 관계에 대해 "하나로통신 뿐만 아니라 모든 업체에 컨소시엄의 문호는 개방돼 있다"면서 "그러나 특정 조건을 전제로 참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 하나로통신이 하나의 주주자격으로 참여할 경우에만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LG텔레콤이 이처럼 동기식IMT-2000 사업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자 하나로통신주도의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인 `cdma2000 그랜드컨소시엄 추진위''는 상당히흔들리는 모습이다.

추진위의 핵심그룹인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소속 회원사중 상당수가 이미 LG텔레콤 주도의 컨소시엄쪽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 사례. 이에따라 하나로통신은 추진위 참여업체들의 이탈을 막는 한편 LG텔레콤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추진위는 지난 4일 정통부에 LG텔레콤 중심의 동기식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건의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LG텔레콤 주도의 단독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입장''을 발표, "동기식 무용론을 주장해온 LG텔레콤이 동기식 사업에 무임승차하려고 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추진위가 그동안 정부에 대해 출연금 삭감, 비대칭 규제 등을 요구해 어느정도 성과를 얻자 뒤늦게 동기식 사업에 뛰어든 LG가 그 성과를 가로채고 있다는 주장이다.

양측의 이런 공방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주도권 다툼은 시간이 흐를 수록 LG텔레콤쪽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하나로통신 없이도 동기식 사업은 가능하지만 LG텔레콤 없는 동기식 사업은 생각하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동기식 컨소시엄의 주도권은 결국 LG가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G텔레콤이 일단 동기식 IMT의 주도권을 차지하더라도 하나로통신의 공격을 어떻게 잠재우고 우군으로 끌어들일지 관심거리다.

LG텔레콤은 동기식 IMT-2000 사업권 획득이후 한국통신과 SK텔레콤과 경쟁하는 3강의 하나로서 제3종합통신사업자 자리를 확고히 하려면 싫든 좋든 하나로통신을비롯한 군소통신업체들을 모두 끌어안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