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체들, 사이버 폭력 대응에 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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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이나 언어폭력, 음란물 게시는 물론 인터넷 접속상태에서 크래킹(악의적 시스템 침투) 프로그램을 이용해 타인의 PC를 못쓰게만드는 `불량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 채팅이나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불량 이용자''는 다른 대다수 사용자에게 피해를 줘서 인터넷을 `불신과 혐오의 공간''으로 만들 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 업체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기 때문에 업체들로서는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하는 입장.

화상채팅 사이트 오마이러브(http://www.ohmylove.co.kr)는 해킹 툴을 이용한 장비 손상이나 음란행위를 일삼는 일부 이용자에 법적으로 대응하기로 하고 증거 확보를 위해 피해사례 수집 게시판을 운영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오마이러브측은 "아이디 삭제 등의 대응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돼 경찰에 공식적으로 수사를 의뢰하기 위해 피해사례를 수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팅 사이트 러브헌트는 24일부터 자사의 어린이 채팅 사이트 리틀러브헌트(http://little.lovehunt.com) 회원 가입시 부모나 보호자가 반드시 함께 가입해야만 자격을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천용배 러브헌트 사장은 "그동안 어린이 회원 가입시 부모 동의 절차가 형식적이었다는 지적이 많았고 일부 성인 네티즌들이 어린이 사이트를 악용한 사례가 있어 철저한 회원 검증을 위해 어린이와 부모가 동시에 회원에 가입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교육업체 ㈜에듀팜(http://www.edufarm.com)과 e-메일 마케팅 업체 ㈜에브리존(http://www.everyzone.com)도 최근 공동으로 게임과 오락을 통해 건강한 인터넷 이용을 유도하는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업체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량 사용자''가 없어지지 않고 있으며 `네티켓(인터넷 상의 예절) 문제''가 여전히 제기된다는 것.

포털업체와 인터넷 채팅업체는 물론 시민단체와 정부까지 나서서 인터넷 윤리교육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각 업체에는 온갖 피해를 하소연하는 신고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심지어 모 퀴즈게임사이트에서는 운영자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음란성 짙은 제목의 대화방이 줄이어 개설돼 이용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 채팅사이트 관계자는 "`불량 사용자''가 계속 나타난다면 업체로서는 결국 실명제 등의 인증제도를 도입해 이용상의 자유를 제한할 수 밖에 없다"며 "조금이라도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네티즌의 자세가 아쉽다"고 한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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