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1위 품목 갈수록 줄어…99년 76개 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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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을 기준으로 세계시장에서 1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 상품이 4천200여개 품목중 1.8%인 76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그 수도 94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위 품목의 수는 중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대만.홍콩에도 크게 뒤져 우리의 수출 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승록 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과 중국, 대만 등 31개국 무역통계를 활용, 94년부터 99년까지 매년 무역분류 기준 HS품목(관세통계통합품목) 4천2백여개의 세계시장 점유율과 순위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99년을 기준으로 1위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품목이 한국은 76개에 불과해 미국의 924개, 독일의 694개는 물론 중국의 460개, 일본의 326개, 홍콩의 206개, 대만의 122개에 비해 크게 뒤졌다.

우리나라의 1위 품목수는 94년 82개에서 95년 81개, 96년 71개, 97년 69개, 98년 64개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다 99년에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5위권 안에 드는 품목수도 한국은 482개로 일본 1천459개, 중국 1천428개, 홍콩929개, 대만 708개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특히 이같은 5위권 품목수는 94년의 555개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어서 세계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우리 제품이 몇년 사이에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1위 제품 품목을 보면 섬유와 직물, 조리.주방기구 등이 대부분이고 첨단제품은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일부에 불과해 미래의 경제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또 우리의 주요제품은 세계시장 독점력이 높지 않은 관계로 각국간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여서 경쟁국의 추격에도 취약한 구조인 것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위원은 "일반공산품의 상당수가 중국에 추월당한데 이어 정보통신 등 일부 첨단제품도 중국에 뒤떨어지는 등 우리 상품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등 현재의 주력제품이 몇년뒤 한계에 달할 경우 한국경제가 무엇으로 성장을 해 갈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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