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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D램 이어 LCD시장서도 한국에 패퇴

중앙일보

입력

D램 시장에 이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일본이 한국과 대만의 적극 공세에 밀려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LCD생산업체들은 한국과 대만업체들이 LCD를 시장에 물량을 대량으로 공급, 이윤폭이 줄어들자 최초로 개척했던 LCD시장의 철수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NEC가 노트북PC용 LCD의 생산을 줄이고 있는데 이어 도시바와 IBM의 합작투자법인인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는 해체됐다. 도시바와 마쓰시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싱가포르에 폴리실리콘 LCD생산공장을 합작으로 추진중이다.

도시바와 미쯔비시, 후지쯔 등 일본 업체들은 대만 파운드리(수탁가공생산)업체에 외주형식으로 일부 생산량을 조달했다. 최근에는 NEC마저 이에 가담, 대만으로부터 LCD를 공급받기 시작했다.

물론 일부 업체는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샤프는 최근 세계 최대의 LCD공장을 완공, 가동에 들어갔다. 히타치는 일본에서 최초로 제4세대 공장을 준공해 한국이나 대만 업체와 생산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디스플레이 서치사 사장 로스 영은 한국(32%)이나 대만(16%)에 비해 아직까지 일본은 전세계 LCD 시장에서 51%를 차지하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2년 뒤의 예상 점유율은 일본이 41%, 한국이 30%, 대만이 28%다.

그러나 공급과잉으로 가격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산능력은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다. NEC나 DTI,도시바 등이 노트북에 쓰이는 대형 LCD에서 휴대폰이나 PDA등에 사용되는 소형 LCD생산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과 대만 업계도 이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업체들이 소형 LCD로 전환하면 대형 LCD의 공급과잉이 줄어들어 가격안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일본업체를 구축한 한국과 대만 업계가 이득을 볼 공산이 크다.(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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