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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채식·금연 … 새 머리카락이 자라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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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사회복지사로 활동 중인 정정호(28·경북 경산시)씨는 올해 초 탈모 때문에 소개팅 자리에서 퇴짜를 맞았다. 매운 음식을 먹다 땀이 나 손수건으로 머리를 닦다가 듬성듬성 비어 있는 머리숱을 들키고 만 것. 상대 여성은 “(정씨가) 호감형 얼굴이지만 탈모가 심해 만나기 부담스럽다”며 다음 번 만남을 거절했다. 정씨는 이때부터 모자를 쓰고 다니거나 앞머리를 눈 밑 길이까지 길러 귀 뒤로 넘기는 습관이 생겼다. 하지만 현재 정씨의 외모는 크게 변했다. 모발이 굵어지고 색깔이 짙어진 것. 머리카락이 없던 두피에서 모발이 자라나자 자신감마저 생겼다. 정씨의 이런 변화는 대한피부과의사회와 중앙일보가 진행한 ‘헤어드림(Hair Dream) 캠페인에 참여해 약물치료 등 종합관리를 받은 이후부터다. 정씨를 비롯한 총 12명의 탈모 환자가 멘토 의료진의 진단 하에 탈모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의 4개월간의 치료 과정을 들어 본다.

탈모 환자가 헤어드림 캠페인 멘토 의사인 임이석 원장에게 두피 상태를 점검 받고 있다. [사진= 신사테마피부과]

헤어라인이 무너지는 남성형 M자형 탈모

남성형 탈모는 여성형 탈모와는 차이가 있다. 정수리부터 머리가 빠지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이마와 연결된 헤어 라인부터 머리가 빠진다. 이 때문에 ‘M자형’이 대부분이다. 정씨도 탈모 초기에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더니 이마 라인부터 머리숱이 줄었다. 신사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인 원인이 가장 크다”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물질로 바뀌는데, 이 물질이 모낭을 위축시켜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설명했다. 유전적으로 이 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탈모가 되는 것.

 정씨는 4개월간 약물 치료를 하면서 생활습관을 바꿨다. 정씨를 치료한 문상은·김정애 피부과 김정애 원장은 “정씨는 먹는 약인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 성분)를 매일 복용하고 아침·저녁으로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을 썼다”고 말했다. 머리 감는 시간을 아침에서 저녁으로 바꾸고, 머리를 감은 뒤에는 두피까지 잘 마른 뒤 잠을 잤다. 술·담배도 일절 금했다.

 치료 뒤 정씨의 외모는 크게 달라졌다. 김정애 원장은 “모발을 확대해보니 헤어 라인 부위에 폭 1㎝ 정도의 모발이 새로 자라고, 머리카락이 굵어졌다”고 말했다. 보통 탈모 치료 과정에서 머리가 굵어지는 현상과 발모 효과는 동시에 온다.

 정수리 탈모로 고민이 컸던 류재민(37)씨도 치료 뒤 많이 변했다. 정씨와 마찬가지로 먹는 약인 프로페시아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을 처방받았다.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했다. 류씨를 담당한 털드림피부과 류효섭 원장은 “약물 치료 시작 2개월 뒤부터 탈모 양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류씨처럼) 초기부터 빠른 치료 효과를 경험한 환자는 이후 효과가 더디게 느껴져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며 “탈모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1년 이상 꾸준히 치료하면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탈모 약 먹으면 여성적으로 변한다는 건 속설

탈모 치료는 크게 4가지다. 약물 치료와 모낭 주위 주사, 레이저 치료, 조혈모세포 시술 등이다. 그중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정씨와 류씨가 받은 약물(프로페시아) 치료다. 효과는 보통 3, 6, 12개월을 기준으로 나타난다. 류효섭 원장은 “복용 뒤 3개월 뒤부터 머리카락이 빠지는 양이 점차 줄고, 탈모 진행이 멈춘다”고 말했다. 6개월 이후에는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난다. 1년가량 되면 발모 상태가 유지된다.

 하지만 약물 치료에 대한 오해도 많다. 정씨는 “약물이 남성호르몬을 줄이고 여성호르몬을 늘려 여성화한다는 속설을 듣고 치료를 주저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애 원장은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호르몬이 DHT로 변환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여성호르몬 증가와도 무관하다. 1% 미만에서 발기부전과 가슴이 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은 사라진다는 것. 임이석 원장은 “복용 후 90%의 환자에게서 탈모 증상 중단이, 70%에서는 발모 효과가 나타나는 안전한 약”이라고 설명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류효섭 원장은 “여성이 임신했을 때 이 약을 먹으면 태아의 성기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약 복용 뒤 한 달간은 헌혈을 금하는 것이 좋다.

헤어드림 캠페인 멘토

강남이지함피부과 이유득 원장
문상은·김정애피부과 김정애 원장
털드림피부과 류효섭 원장
신사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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