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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턱걸이 8위 … 경사 났네, 경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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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진한 감독

2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 FC와 광주 FC의 K-리그 2012 30라운드 경기는 한 편의 ‘축구 드라마’였다. 홈팀 경남이 주연 역할을 맡았고, 원정팀 광주와 관중들이 조연으로 나섰다. 8위 자리를 놓고 경쟁한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 FC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감초 역할이었다.

 16개 팀 중 10위였던 경남은 광주를 상대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의 가치는 엄청났다. 시즌 승점을 40점으로 끌어올린 경남은 인천(40점)과 동률이 됐지만 골득실(경남 +3, 인천 -2)에서 앞서 극적으로 8위에 올랐다. 향후 적용되는 K-리그 스플릿 시스템에서 상위 8팀이 함께하는 그룹 A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경남의 출발은 나빴다. 전반 내내 광주의 공세에 밀렸다. 골도 먼저 내줬다. 전반 33분 광주 김은선이 박기동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 선제골을 뽑았다. 일순 관중석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광주 서포터스의 부부젤라 소리가 경기장을 점령했다. 상황은 후반에 뒤집혔다. 최진한 경남 감독이 후반전 시작과 함께 꺼내든 두 장의 교체카드가 ‘신의 한 수’가 됐다. 공격수 조르단과 수비수 김종수를 빼고 교체 투입한 고재성과 최현연이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냈다. 동점골 주인공은 고재성이었다. 후반 7분에 강민혁이 로빙패스한 볼을 정면에서 넘어지며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파상 공세를 이어가던 경남은 후반 18분 김인한이 밀어준 볼을 최현연이 아크 왼쪽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에 성공했다.

 올 시즌 처음 도입한 스플릿 시스템의 묘미가 남은 시간을 채웠다. 장내 아나운서는 승점에서 앞선 인천과 대구의 경기 상황을 수시로 전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전광판에 ‘서울 2-0 대구’ ‘인천 0-0 제주’라는 결과가 뜨자 관중석이 함성으로 뒤덮였다.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의 경기장 분위기는 우승팀 홈 구장 못지않았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뒤엉켰고, 벤치에서는 기쁨의 하이파이브가 이어졌다. 관중들은 “경남”을 목청껏 외쳤다. “우리는 노는 물이 다르다. 상위 리그로 간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에 팬들은 떠나갈 듯한 환호로 화답했다.

 마지막 경기 직전까지 경남에 승점 2점을 앞서 있던 인천은 제주와 0-0으로 비겨, 대구는 서울에 0-2로 패해 나란히 8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서울은 대구를 잡고 승점을 64점으로 끌어올려 리그 1위를 지켰다. 전북(59점)과 수원(53점)이 2위와 3위로 뒤를 이었다. 한편 최하위 강원과 15위 전남의 탈꼴찌 싸움에서는 전남이 4-3으로 승리했다.

창원=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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