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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살해된女 남편 "전화로 사망사실 듣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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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처]

아이들을 유치원에 바래다 준 뒤 전자발찌를 찬 살인마에게 목숨을 잃은 주부 소식에 국민적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하늘이 무너진 듯한 충격을 힘겹게 견디고 있는 고인의 남편 박귀섭씨를 JTBC가 23일 인터뷰했다.

[앵커] 먼저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하루 힘드실텐데요. 사랑하는 아내의 사망 소식 언제, 어떻게 들으셨나요.

[박귀섭 씨: 매일 출근을 하면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난 이후 시간에 전화를 하는데, 그날 따라 통화중이더라고요. 다른 사람과 통화중이라고 생각했는데 11시경에 유치원 선생님이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와이프가 칼에 찔렸으니 전화해보시라고…설마 죽으리라고는 생각 못하고 응급실로 전화했습니다. 담당의사가 하는 말이 "핏줄이 끊어지고 상당히 위독한 상태다, 핏줄을 잇는 수술을 하고 피를 5리터 투여했다"고 했습니다. 지금 와이프 혈압 30-40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앵커]
가해자가 전자발찌를 찬, 국가가 관리해야 할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기분이셨습니까.

[박귀섭 씨: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전자발찌를 차고 이럴 수 있나 생각 들고, 그 발찌가 액세서리 정도 밖에 안됐구나. 성범죄가 다시 나와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또 들어가고. 참 모순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이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게 문제점이고요. 단순히 이 사람 위치만 파악해서 나중에 범죄가 일어나고 난 후에 잡기만 쉬운. 그런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부인께서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모습이 평소에 흔히 볼수 있는 엄마의 모습이어서 국민들이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박귀섭 씨: 화장장에 딸아이를 안고 마지막으로 관에 손을 짚으며 엄마 하늘나라간다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화장장 문이 닫히니까 "엄마 저기 엄마 저기"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대기실로 올라가는데 계속 손가락을 가리키면서 "저기, 저기"하더라고요.]

[앵커]
생전에 부인은 어떤 분이셨나요.

[박귀섭 씨: 정말 친구도 많고 옆사람과 말다툼도 없었고요. 누구한테나 하하호호 하는 잘 지내는 사람이었습니다.]

[앵커]
저희 취재팀이 고인에 대한 이웃들의 기억을 취재해봤습니다, 함께 보시고 말씀 나누시죠.

[인상도 좋고 차분했다. 가정적으로도 행복해보였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 다시 태어나도 신랑과 결혼하고 싶다고 했었다.]

[앵커]
아내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요.

[박귀섭 씨: 잘 듣고 있을 겁니다. 살아있을 때는 많은 고통과 무서움 두려움을 겪었지만 그런게 없는 세상에서 편안하고 따뜻하고 좋은 곳에서 좋은 것만 바라보고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와이프가 살아 생전 사랑하던 것 이상으로 더 많이 사랑해주고 더 올바르게 키울수 있도록 노력할거고요. 정말 와이프한테 미안합니다. 잘해준 것도 없는데 항상 저를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능력없는 남편 만나 5년동안 짧게 살았지만 본인이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을 위로로 삼지만…]

[앵커]
우리 사회도 박귀섭씨와 고인이 된 아내의 사랑, 그리고 가정 이야기를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귀한 시간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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