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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화학비료 필요 없죠 가평선 미생물로 키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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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가평군 하면 신상리 소재 6000㎡ 규모의 밭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오용호(60)씨는 20일부터 무농약 포도 수확에 나섰다. 이 포도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주지 않은 친환경 농산물이다. 15년째 포도를 키우는 그는 2009년부터 4년째 친환경 포도를 재배 중이다. 10년 이상 밭에 뿌리던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미생물제’를 사용해 농사짓고 있다. 그는 바실러스균과 혼합미생물을 배양한 미생물제를 2주일에 60L씩 가평군으로부터 무상 공급받고 있다.

 오씨는 “미생물제를 이용한 무농약 농업으로 바꾼 후 포도 맛이 좋아지고 생산량도 늘어난 데다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3중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가평군이 ‘토양개량제’ 및 ‘생균제’ 성격의 미생물제를 이용한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은 이를 위해 올 현재 1500만원을 들여 740여 개 농·축산 농가에 72t의 액체 미생물제를 무료 공급했다. 친환경농업 확산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다.

 앞서 가평군 농업기술센터는 2008년 말 13억원을 들여 미생물제 배양시설을 조성했다. 이후 2009년부터 연간 300t의 액체로 된 미생물제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16억원을 들여 고체 형태로 된 고형미생물제 생산시설을 추가 조성한다. 내년부터 연간 500t을 생산해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미생물제는 바실러스균, 효모균, 유산균, 광합성균 등 4종의 미생물을 혼합해 만든다.

 가평군 농업기술센터 송창수 농촌지도사는 “미생물제는 토양 속 미생물의 밀도를 증가시켜 토양 생태계를 살리고 작물의 생육촉진,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미생물제는 축산업에도 활용된다. 센터 측은 미생물제를 먹은 가축은 소화율이 높아지고 분뇨 발생이 준다고 소개했다. 게다가 질병예방은 물론 악취가 줄고, 파리 등 해충 발생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군은 농가 이용편의를 위해 미생물제를 배달까지 해주고 있다. 희망 농가로부터 전화 신청을 받아 월 한 차례씩 설악면·상면· 하면 면사무소까지 배달한다.

 게다가 일반가정에도 희망자에게 공급한다. 화분 등에 이용하는 생활원예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다.

 그 결과 가평군의 유기농 및 무농약 등 친환경 농가 수와 농지 면적이 크게 늘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 말 현재 3년 동안 농가 수는 136개에서 241개로 배 가까이 늘었다. 면적은 109.6㏊에서 373.3㏊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진용 가평군수는 “이를 통해 가평을 청정농산물 생산의 메카로 자리매김시키고, 청정지역으로서의 가평군의 브랜드 가치도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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