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대우차 인수시 부품 시장 재편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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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 인수 제안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GM의 납품업체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품업체들은 GM이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전세계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구매(글로벌 소싱)할 게 뻔하고, 현대.기아차도 GM과의 원가경쟁 때문에 글로벌 구매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 부품업계 위기감〓대우차 납품업체들은 GM이 들어올 경우 기존 부품의 품질수준.구매기준.방식 등에 변화를 가져오고, 이에따른 납품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부품 수출팀 관계자는 "르노자동차가 닛산자동차를 인수한 후 글로벌 구매를 하면서 닛산과 수십년 계열관계를 유지했던 부품업체들이 무더기로 도산했다" 며 "GM이 들어오면 국내 차 부품 구매관행이 뿌리째 뒤바뀔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GM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납품 대상업체로 선정만 되면 세계시장에 대규모 공급선을 확보하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경쟁력 향상 노력〓GM자회사인 호주의 GM홀덴 등에 납품하는 삼립산업은 대우차가 GM에 매각될 경우 부품 품질 검증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삼립산업 관계자는 "대우차 납품 비중은 작지만 품질수준.납기.신기술 적용 등에 대해서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차 모터.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덴소풍성은 기술도입과 전세계 공급선 확보를 위해 일본 덴소사에 1대 주주를 양보하면서까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회사 관계자는 "전세계 부품업체간의 치열한 기술.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앞선 기술을 가진 업체와 손을 잡지 않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이밖에도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독자적인 디자인 능력과 고가의 품질 보증 설비 확보를 위해 통폐합을 통한 대형화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 조항균 회장은 "회원사들이 경영이 어려운 가운데도 GM.포드.크라이슬러 등 3사 공통품질관리 체계인 QS9000 인증을 받는 등 차회사들의 납품업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영렬 기자 young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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