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 즐겨먹던 첫 배달 해장국 효종갱 상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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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대갓집 양반들이 즐긴 남한산성의 명물 해장국 ‘효종갱(曉鐘羹·사진)’이 상품화된다. 효종갱은 새벽 효(曉), 쇠북 종(鐘), 국 갱(羹)자를 쓴다. ‘새벽종이 울릴 때 먹는 국’이란 의미다.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하루 종일 만들어 그릇을 솜으로 싸서 밤 사이 서울로 올려 보내면 권세 있는 양반들은 새벽종이 울릴 때쯤이면 식지 않은 효종갱을 맛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 해장국인 셈이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19일 효종갱의 상표출원이 받아들여져 정식으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효종갱의 표준 조리법을 개발했다. 신미혜(조리학과) 을지대 교수의 고증을 거치고 남한산성 일대 음식점 주민들이 옛맛의 복원에 참여했다.

 이번에 개발된 조리법은 1925년에 간행된 최영년의 『해동죽지(海東竹枝)』 기록을 근거로 삼았다. 배추속대와 콩나물, 송이, 표고, 쇠갈비, 해삼, 전복 등 18가지 재료와 토장을 풀어 온종일 푹 고아낸다. 전종덕 경기문화재단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장은 “값진 재료가 망라된 보양식”이라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은 상표출원 등록을 계기로 산성 내 음식점들이 ‘남한산성 효종갱’ 상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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