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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빨리에 지친 도시인들 청산도 ‘느린 학교’에 빠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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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폐교를 리모델링한 ‘느린섬 여행학교’의 전경.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Slow City)인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문을 연 ‘느린섬 여행학교’가 새로운 관광휴양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청산도는 1993년 개봉된 영화 ‘서편제’의 배경이 된 이후 관광지로 유명해졌다.

 완도군은 지난 4월 문을 연 청산도 느린섬 여행학교가 숙박 체험객 2000여명을 돌파하며 새로운 트렌드의 체험형 휴양시설로 자리매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학교는 지난 2009년 폐교된 완도 청산중학교 동분교를 홍보관과 슬로푸드 체험관·숙박동 등을 갖춘 다기능 복합시설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슬로길 걷기와 슬로푸드 체험·조개공예 체험 등 다양한 슬로라이프 체험을 통해 느림 속에서의 행복을 찾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방학을 맞아 서울 양천초등학교 학생 46명이 청산도에서 여름캠프를 여는 등 단체 및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명덕초등학교 학생 54명이 2박3일 동안 슬로시티와 농어촌 현장을 체험하고 돌아 갔다. 학교 측은 감자와 옥수수 등의 간식과 함께 무료 사진인화 서비스 등을 통해 슬로시티의 넉넉한 인심을 선사하고 있다. 또 체험활동에 참가한 학교들과의 자매결연 등을 통해 느림의 미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김송기 느린섬 여행학교 사무장은 “폐교를 새로운 웰빙 관광휴양시설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학교의 이름처럼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즐거움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가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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