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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춤제전, 춤으로 묘사하는 분단과 평화

중앙일보

입력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춤위원회가 주최하는'제8회 민족춤제전'의 올해 주제는 분단이다.

5개국의 9개 무용단체가 모여 민족과 이념의 분단, 인종차별적 분열, 또는 그런상황이 갈구하는 평화시대를 춤으로 표현하는 축제를 벌인다.

10-13일 문예회관 대극장, 15일 창원 성산아트홀. 나흘간의 서울 공연은 각각 '생이별' '상실' '귀향1' '귀향2'라는 소제목이 돌아가며 꾸미는 옴니버스 무대이다.

"쓰러진 평화 천사들이 민족춤제전에서 분연히 일어나 방방곡곡 도처에서 평화를 찾아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게 주최측의 구상이다.

첫 날은 한국실험예술정신의 '놓친 손...내 차라리'(김희현 안무)와 한국무용을수학중인 옌볜(延邊) 무용수로 구성된 재중동포무용단의 '하얗게 부서진 영혼'(김희) 등 두 작품이 자식과 부모가 이별하는 고통을 그린다.

둘째 날에는 춤패 아홉의 '없는 지역번호입니다: 부가!...북아!...'(한상근),윤미정 현대춤그룹의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윤미정)와 미국 파슨스 댄스프로젝트의 '언더 더 폴링 스카이'가 관객과 만난다.

파슨스 댄스 프로젝트는 미국 흑백갈등을 논한다. 안무자 제이슨 파슨스와 레이돈즈, 티파니 트레가튼 등 세 명이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흑인들의 절망감을백인의 시각에서 재즈 무용으로 표현한다.

셋째 날은 베트남 국립오페라발레단의 '어머니 태양'과 포즈 댄스 시어터의 '제로'(우현영) 무대이다.

베트남 국립오페라발레단은 '스파르타쿠스' '지젤' '백조의 호수' 등을 두루 익힌 고전발레단이지만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모성애, 농부와 시골 정경, 부둣가의 여인들, 밀림지대를 소재로 전쟁없는 조국을 묘사하는 창작품을 가지고 왔다.

대단원은 창작춤집단 '목'의 '그리움의 가속도'(김종덕)와 재일동포무용단의 '동트는 울림들'(정명자)이 장식한다.

재일동포무용단에는 일본 민단과 총련 계열에서 각각 뛰어난 기량을 평가받는정명자, 임추자씨가 한 작품을 꾸밈으로써 분단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상징화한다.

15일 창원 공연에서는 베트남 발레단, 포즈 댄스 시어터의 작품과 함께 창원시립무용단의 '2세기 동안의 기다림'이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94년 시작된 민족춤제전은 매년 진보와 개방, 정보통신, 여성 같은 특정한 주제를 놓고 열려 왔다.

올해는 무대장치도 하나로 통일해 무대에 거대한 현수교를 설치하고 모든 참가작이 이를 활용하게 했다. 공연 시각은 10-11일 오후 8시, 12-13일 오후 7시. ☎ 747-2091.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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