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신기록 사냥에 나선 수퍼스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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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은 미네소타 트윈스,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시즌 초반 약체로 지목되던 팀들의 거센 물결이 이어지며 그 어느 때보다 흥미있는 시즌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신기록 수립도 이 같은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리키 핸더슨의 통산 최다포볼기록 경신과 루이스 곤잘레스의 4월 내셔널리그 홈런기록 수립,시애틀 매리너스의 4월 최다승 등 신기록들이 연이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록 도전이 여기서 끝난 것은 절대 아니다. 팬들의 흥미를 더할 수퍼스타들의 신기록 사냥은 이제부터 그 본격적인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신기록 사냥에 나서는 선두주자는 바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부동의 에이스 랜디 존슨이다. 지난 3년 동안 3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거두며 놀란 라이언에 이어 역사상 두번째로 3년 연속 3백탈삼진 고지를 점령했던 존슨은 올해도 탈삼진 퍼레이드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7경기에 등판해 72개의 삼진을 기록한 존슨은 이 부문 2위인 시카고 커브스의 케리 우드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시즌 존슨이 3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거두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 싶다. 놀란 라이언도 해내지 못했던 4년 연속 300탈삼진의 위업을 존슨이 해내는 모습을 시즌이 끝날 때 쯤이면 팬들은 보게 될 것이다.

아메리칸리그 최초로 2년 연속 만장일치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올시즌 또 하나의 신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아메리칸리그 최초의 3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이다.

내셔널리그에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그렉 매덕스가 4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한 기록을 갖고 있지만, 아메리칸리그에선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이 최고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마르티네스 자신을 포함해서 데니 맥레인(1968년, 1969년), 짐 팔머(1975년, 1976년), 로저 클레멘스(1986년, 1987년과 1997년, 1998년) 등 단 네 명만이 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4승과 함께 방어율 1.45, 탈삼진 72개 등 다승부문을 제외한 두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르티네스의 올시즌 사이영상 수상은 거의 대부분의 팬들이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시즌이 끝난 뒤 팬들은 또 하나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올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돌풍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는 선수라면 단연 사사키 가즈히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4월 한달에만 13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 신기록을 수립했던 사사키는 또 하나의 신화를 바라고 있다.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바비 티그펜이 기록했던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57세이브가 그의 목표다. 현재 14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사사키의 새로운 역사쓰기는 동료들의 힘이 시즌 막판까지 계속된다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2위와 6세이브 차를 보이며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는 사사키의 세이브왕은 현재로선 따논 당상, 사사키의 마음 속에는 아마도 신화사냥이라는 목표가 담겨 있지 않을까 싶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은 시애틀 매리너스의 돌풍이 계속된다면 사사키의 새로운 신화도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트레버 호프먼은 지난 6년간 그랬던 것처럼 올시즌에도 30세이브를 기록하게 된다면 그 역시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이었던 리 스미스와 데니스 에커슬리도 해내지 못했던 7년 연속 3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프먼의 도전은 현재로서는 그렇게 쉽지가 않다. 현재까지 4세이브만을 기록해 이전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다가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시 지구꼴찌로 힘든 레이스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은 그가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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