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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까지 끌어안자” vs “그러면 도로 한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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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1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 마련된 합동연설회장에 입장하며 환호하는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임태희·안상수·김문수·박근혜·김태호 후보. [오종택 기자]

새누리당이 8·20 전당대회 후 대선 캠프 구성을 놓고 노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 후보 선출이 확실시되는 박근혜 후보가 경선 캠프를 대선 캠프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서 ‘보수통합론’과 ‘중도강화론’이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보수통합론은 홍사덕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최경환 총괄본부장 등 박 후보를 오랫동안 보좌한 ‘오리지널 친박’ 인사들이 제기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박 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김문수·임태희 후보는 물론 박근혜계 좌장이었다가 이탈한 김무성 전 의원, 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 등 비박(非朴) 인사를 포용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최경환 본부장은 16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가까이 있는 사람,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덧셈을 하고 현재 면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외부 세력을 영입하는 게 선거의 ABC 아니냐”며 “결국 덧셈의 정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이라는 건 숟가락도 젓가락도 다 필요하다”면서다.

 홍 위원장은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2층집’에 비유해 ‘비박계 포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건물을 쌓을 때 1층을 먼저 쌓고 2층을 올리지 않느냐. 우리 진영(1층)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그러나 외부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영입됐다가 경선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은 보수통합론보다 중도로의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종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비박 포용론에 대해 “대선 캠프가 궁궐같이 된다고 해서 표가 많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무성 중용론’에 대해선 “솔직히 캠프에 들어와서 특별히 대선에 무슨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다는 건 과도하다”고 했고, 김문수·임태희 후보의 본선 캠프 영입 필요성에 대해선 “꼭 그래야만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돈 경선 캠프 정치발전위원도 홍 위원장의 ‘2층집론’에 대해 “우리가 확보해야 하는 또 다른 10%의 지지자가 공감하는 1층을 꾸려야 한다”며 “보수층은 당의 바탕이고 기간이지만, 지하층으로 내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이재오 의원 등의 합류 문제에 대해서도 “‘도로 한나라당’이란 비판이 나오면 2040세대가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들은 ‘성장우선’이냐 ‘경제민주화’냐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캠프 일각의 성장우선론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맹목적으로 성장, 성장하는데 상황이 변하면 성장을 못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지금 왜 이 형태가 됐느냐 하면 그간 대통령들이 무조건 ‘박정희 콤플렉스’에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경제민주화와 더불어 성장을 중시해야 한다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최경환 본부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기자들이 ‘보수대연합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고 질문하자 “무슨 이름을 붙여서 하는 게 아니라 정치 지향점이 같고 추구하는 가치가 같은 분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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