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인 2015년 3월 22일. 대구시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는 세계 200여 개국의 총리와 관계 장관, 학자, 기업체 관계자가 모인다. 물의 날을 전후해 1주일간 열리는 제7차 세계 물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세계의 물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회의를 열고, 물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세미나도 마련한다. 물 관련 기업의 기술·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도 열린다. 진용환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은 “물포럼에는 각국 관계자 3만여 명이 참가해 1992억원의 경제효과와 1900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이를 앞두고 ‘제1회 대한민국 물 산업전’을 열기로 했다. 행사는 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3년 뒤 열릴 세계 물포럼을 준비하면서 급성장하는 물 산업을 키우려는 것이다.
‘물과 도시’가 주제인 이번 산업전은 국제회의와 물 관련 제품·기술 전시회, 물 관련 시설 견학 등으로 꾸며진다. 첫날 열리는 국제회의에서는 미국의 세계적인 물 관련 기업인 CH2M HILL의 부회장이자 세계물협회(IWA) 회장인 글렌 다이거가 ‘세계 물 시장의 10대 트렌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또 해수담수화와 폐수처리 과정에서의 에너지 사용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진다. 국내 기업체와 학계에서는 일본 비와호의 수질 및 수자원 관리, 하수 재이용 사례 등 다양한 주제를 발표한다.
전시행사에는 물 관련 첨단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하천 부영양화의 주범인 인(P)의 고효율 처리시스템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500여 개 하수·폐수 처리장을 위탁 관리하고 있다. 로얄정공은 하수나 폐수에 들어 있는 부유물질을 걸러내는 장치인 원심분리기와 원심농축기·원심탈수기 등을, 웅진케미칼은 물의 정화에 필요한 거름막(CSM멤브레인) 등을 내놓는다. 이밖에 해수담수화 설비와 정수시스템 등 세계 150개 물 관련 기업이 200개 부스를 차려 제품과 기술을 알린다.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행사 참가자는 대구시 달성군의 문산정수장을 방문해 고도정수처리로 수돗물을 생산하는 과정을, 북구 신천하수처리장에서 하수처리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또 4대 강 정비사업 현장인 달성군의 강정고령보를 찾아 웅장한 보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강정고령보는 고정보(물넘이 둑, 높이 11.5m)와 가동보를 합치면 길이가 953.5m로 4대 강의 16개 보 가운데 가장 길다. 행사기간 안동에서는 ‘국제 수변도시 시장회의’가, 상주에서는 ‘청소년 물 체험행사’가 열린다.
진용환 국장은 “물은 블랙골드(석유)에 비유해 ‘블루골드’로 불릴 정도로 무한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물 산업전을 계기로 대구·경북에 물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 산업=생활·공업용수 등 각종 물의 생산과 공급, 하수·폐수의 이송과 처리 및 이와 연관된 산업을 말한다. 상수도사업과 하수·폐수처리, 해수담수화, 먹는 샘물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2010년 579조원인 세계 물 산업 시장이 2025년에는 103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