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 10년] 下. '제2 닷컴 혁명'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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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기업들은 요즘 곧 밀어닥칠 제2의 인터넷 혁명에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언제.어디에서나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네이버 등은 유비쿼터스 시대에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전담 부서를 두고 있다. KT.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등은 올 연말 시속 60㎞ 이상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을 시범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상용 서비스는 내년 6월 시작된다. 이에 앞서 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시연에 성공했다.

현재 무선랜(와이파이)을 통한 인터넷은 패스트푸드점이나 호텔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일정한 장소에서만 가능하다. 이동성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휴대 인터넷은 이동하면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IBM BCS 박동배 상무는 "휴대 인터넷은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쇼핑 때는 순식간에 이웃 가게와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박물관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해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즉석에서 알아볼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박 상무는 "문외한도 전문가급 수준의 지식을 언제.어디에서나 획득할 수 있어 지식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선에서도 새로운 혁명이 예고되고 있다. KT는 올 하반기부터 2009년까지 전국 175만 가구에 광케이블을 깔 계획이다. 올해 초 광주광역시 100가구에 시범적으로 광케이블을 가설했다.

광케이블 시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주부 고경희(41.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씨는 "매일 오전 9시에 한 시간 전에 끝난 아침 드라마를 즐겨 시청한다"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혼자서 여유롭게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KT의 중앙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드라마는 끝난 지 한 시간 안에 언제든지 되돌려 볼 수 있다. TV를 마치 VCR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광케이블이 집안에 들어가게 되면 그동안 상상할 수 없던 서비스들이 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어떤 형태의 닷컴 기업과 콘텐트가 나올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터넷과 TV가 합쳐지는 인터넷TV 서비스가 지상파 방송을 위협할 수도 있다.

KT 남일성 상무는 "초당 100메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광케이블 덕분에 통신과 방송이 융합될 것"이라며 "법적인 문제만 없다면 원격 진료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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