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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따라잡기] 선택의 문제

중앙일보

입력

플레이오프가 한창인 NBA. 아울러 메이저리그 또한 정규 시즌이 개막하여 현재 시즌 초반이 진행중이다.

토니 그윈, 데이비드 저스티스, 케니 로프턴, 델리아노 드실즈.

위에 언급한 이들은 MLB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만한 선수들이다. 공통점은 모두 야구 선수이고 야구를 택하기 이전 농구선수로도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이란 것이다.

사실 미국 스포츠계에선 어느 한종목만 플레이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물론 직업적인 프로스포츠에선 특정종목을 택하는 것이 대부분이나 중고교와 대학교시절에는 농구나 야구 혹은 풋볼에 이르까지 다방면에서 선수활동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서도 이러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는데 가장 유명했던 `멀티 플레이어'는 풋볼과 야구에서 활약한 디온 샌더스와 보 잭슨일 것이다.(최근 보도에 의하면 샌더스는 다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큰 활약을 보였다고 한다)

`영원한 3할타자'로 기억될 토니 그윈의 경우 샌디에고 주립대 시절 야구 뿐만 아니라 농구에서도 포인트가드로서 활약을 했었고 프로야구에 입단하기전 샌디에고 클리퍼스(현 LA 클리퍼스)에 의해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었었다.

만약 그윈이 그때 야구 대신 농구를 택했다면 오늘날 야구에서와 같이 그가 큰 업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 예를 더들어 보면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의 1번타자이자 중견수인 케니 로프턴은 애리조나 대학 재학시절인 88년, 션 엘리엇(현 샌안토니오 스퍼스)과 함께 농구팀을 NCAA 토너먼트 4강까지 진출시켰다.

당시 로프턴 또한 NBA 드래프트에 참가하라는 권유를 무척이나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농구 대신 야구를 택했고 결국 리그 최고의 1번타자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저스티스와 드실즈 모두 대학때 농구선수로도 전도가 유망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야구를 택했고 MLB 에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성공한 이들 대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대학 출신으로 폭발적인 득점을 자랑하던 테렐 로워리. 3학년때 평균 29득점, 9리바운드, 4학년때 평균 26득점을 올리며 92년 졸업을 하게 된다.

그는 NBA 드래프트에 나갈 것이라는 주위의 예측을 뒤엎으며 결국 그해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로워리는 MLB 입성을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는 메이저 진입에 실패하면서 계속 마이너리그를 전전하고 있는데 많은이들은 차라리 그가 농구를 택했다면 더 나았을 것이라 말을 한다.

그러나 로워리는 "한번도 내 결정을 후회해 본 적은 없다. 비록 남들처럼 스타가 되지 못했다고 해도 야구는 나에게 있어선 가장 큰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로워리 이후 오클라호마대학의 슈팅가드였던 라이언 마이너. 그 역시 대학시절 평균 24득점을 올리던 유망한 농구 선수. 하지만 그도 야구를 택해 볼티모어 오리얼스에 의해 드래프트 되었고 지금은 몬트리얼 엑스포스 소속으로 뛰고 있다.

MLB 진출 초기 기대주로 평가받았지만 부상으로 그저그런 선수로 남고 말았다.

그럼 NBA 선수들 중에서 다른 종목에서 유명했던 이들은 누가 있는지 살펴보면 우선 뉴욕 닉스의 백업포인트 가드를 맡고 있는 찰리 워드가 대표적이다.

그는 플로리다 주립대 재학시절 풋볼선수로도 활약(학교가 농구보다는 오히려 풋볼이 더 유명하다)하면서 대학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하이즈만 트로피'를 수상하기도 했다.

졸업반 당시 NFL 의 끈질긴 유혹을 뿌리치고 NBA 드래프트에 참가하여 결국 뉴욕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입단 초기 벤치에만 있던 그를 보고 많은 이들은 `차라리 풋볼 선수로 남는게 더 좋았을 것'이라 말했지만 그는 "만약 풋볼을 택했다면 한시즌 뒤엔 실업자가 됬을것이다"라고 말했다.

워드는 자신의 작은 체구(185cm)가 풋볼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하는데 현재 NFL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의 결정은 잘한 것이라고한다.

그 이전에 풋볼 대신 농구를 택해 성공한 경우는 켈리 트로피카(전 디트로이트, 샬럿), 짐 토머스(전 인디애나)가 있다. 토머스는 NFL의 그린베이 패커스팀의 지명을 받기도 했었다.

보스턴, 세크라멘토, 포틀랜드,피닉스를 거치며 선수 생활을 했고 감독까지 역임했던 대니 에인지는 82년 MLB 와 NBA 드래프트에 동시에 지명되었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유니폼을 입을 뻔 한 그는 결국 보스턴 셀틱스의 유니폼을 선택했었다.

에인지는 후일 "만약 그때 야구를 선택했다면 아마 몇년안가서 전혀 다른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농구를 택한것이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결정에 만족한다는 말을 했다.

그는 보스턴 시절 NBA 우승을 2회 차지했었고 팀을 옮겨서도 훌룡한 슈터로서 이름을 날렸었다.

토론토 랩터스의 노장 슈팅가드인 델 커리.

그 역시 버지니아 공대 시절 농구보다는 야구선수로 더 유명했었다. 84년 볼티모어 오리얼스에 의해 지명되었지만 야구 대신 농구를 택해 2년뒤 NBA 드래프트에서 유타 재즈에 의해 1라운드 15순위로 지명을 받게 된다.

얼마전 리그에 다시 복귀한 스캇 버렐도 야구 선수를 겸업했었고 2년차 선수인 클리브랜드의 트라잔 랭던 또한 야구 선수였었다.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인 아킴 올라주원, 디켐베 무톰보가 축구를 했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하지만 댈러스 매브릭스에서 뛰고 있는 229cm의 숀 브래들리 또한 농구 이전에 다른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다.

고교시절 투수와 1루수로도 활약하던 그는 평균 타율 4할 7리의 고감도 타격솜씨를 뽐내었고 투수로도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고 한다.

만약 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면 211cm의 랜디 존슨 보다 더 큰 선수로 남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물론 엄연한 가정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개했던 선수들이 만약 선택을 달리했다면 지금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되었을까.

어쨌든 NBA 선수들의 프로필을 보면 위와 같은 경우도 종종 눈에 띠어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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