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시행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를 탈퇴하겠다고 지난 3월말 선언했지만 이는 한국을 비롯한 개도국에도 온실가스 감축을 부담시키겠다는 압력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내놓은 `기후변화협약과 한국의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부시행정부의 교토의정서 탈퇴선언은 개도국에 온실가스 감축을 부담시키지 않을 경우 자국산업이 큰 피해를 입는다는 인식을 깔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부시행정부는 곧 새로운 의정서를 제시해 한국을 비롯한 개도국도 선진국과 마찬가지의 부담을 지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의 김현진 박사는 '부시 행정부의 교토의정서 탈퇴가 마치 지구온난화문제에 대한 세계적 논의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으로 오판해서는 안된다'면서 '부시정부는 미국의 여론과 국제 비정부기구(NGO) 등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우리나라와 같은 선발 개도국들이 조기에 교토의정서 비준국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당초 우리나라는 오는 2018년에나 온실가스를 줄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그 시기가 2008년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삼성연구소는 에너지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에 들어가게 되면 에너지집약산업인 철강의 생산은 17.2% 줄어들고 화학과 전력도 각각 6.1%, 6.9% 감소한다고 밝혔다.
또 국내총생산(GDP)은 1.3% 줄어들고 수출도 1.4%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우리나라 산업을 에너지절약구조로 조속히 전환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삼성연구소는 경고했다.
연구소는 ▲정부와 기업은 기후협약에 상관없이 에너지절약형 및 친환경 산업구조를 만드는데 노력해야 하며 ▲기업은 설비증설이나 신규사업 진출시 이산화탄소 배출량, 설비의 에너지 효율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무분별한 택지개발, 자연녹지 잠식등으로 생태계 균형이 깨지지지 않도록 정책을 수정해야 하며 ▲기후변화를 신산업 창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