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對韓 통화스와프 최고 70억달러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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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한국, 일본 및 중국간에 구축키로 합의된 통화 스와프에 따라 한국 및 태국에 유사시 최대 50억달러를 빌려주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일본 금융 소식통이 1일 전했다.

아세안과 한국 등 이른바 `플러스 3국'은 지난해 5월 태국에서 재무장관 회동을갖고 유사시를 대비해 통화 스와프를 구축키로 하는 `창마이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 소식통은 창마이 선언에 따라 일본이 유사시 태국에 최고 30억달러, 한국에20억달러를 각각 저리로 빌려주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98년의 경제 위기와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이미 최고 50억달러를 차입받을 수 있는 이른바 `미야자와 이니셔티브'를 구축했기 때문에 이번에 20억달러까지 합치면 유사시 일본으로부터 최대 70억달러를 차입할 수 있게 됐다.

일본은 말레이시아와도 10억달러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는 문제를 협의하고있다. 그러나 자금 제공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공여에 연계시키는데 말레이시아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세안의 다른 회원국들이 말레이시아에 동조하지 않아 결국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국이 IMF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해 `아세안 플러스 3'의 통화 스와프구축을 견제하고 있는 것을 감안, 조건없이 제공되는 자금이 IMF 지원액의 10%를 넘지 않을 것임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창마이 이니셔티브'에 따라 한국과 태국에 제공키로 합의한 자금은 이자가 리보(런던은행간금리) 플러스 1.5%로 IMF 단기자금보다 1%포인트가 낮다. 미국은 이같은 저리 지원이 IMF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97년 IMF와 기능이 유사한 `아시아통화기금'(AMF)을 구축하려고 했으나 미국이 강력 반발하자 이것을 `중장기 프로젝트'로 후퇴시킨 바 있다.

이 소식통은 이번에 한국 및 태국과 합의한 것이 `창마이 이니셔티브'에 의한첫 조치임을 강조하면서 내주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례총회에서 해당국 재무장관들이 별로 회동해 공식 합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 및 태국간에 합의된 내용이 "궁극적으로 AMF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방콕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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