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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인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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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는 25일 제주에서부터 지역순회 경선을 시작하는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들의 1차 영입전이 마무리돼가고 있다.

12일까지 각 캠프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 숫자만 놓고 보면 문재인 후보 측이 28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정세균 후보(17명), 손학규 후보(16명), 김두관 후보(8명), 박준영 후보(1명)순이다. 각 캠프에서 숫자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캠프의 ‘그림’이다.

 문 후보 캠프는 ‘탈(脫)노무현’에 초점을 맞췄다. 우윤근·이상민·노영민 의원 등 당내에서 비노무현계로 통하는 의원들에게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긴 것도 그런 맥락이다. 특히 우 의원은 문 후보가 의원회관 사무실로 수차례 찾아가 ‘삼고초려(三顧草廬)’한 끝에 영입한 경우다. ‘내각제 개헌론자’인 우 의원을 위해 문 후보는 공개적으로 “내각제가 대통령제보다 나은 점이 많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이에 우 의원도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우 의원에게 각별히 공을 들인 건 그가 정동영 고문과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대표 출신인 정세균 후보 캠프엔 의원 17명이 참여해 두 번째로 많은 현역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중진그룹이 눈길을 끈다. 박병석 국회부의장과 열린우리당 대표를 지낸 신기남 의원, 강기정 최고위원 등이 자문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선대위원장은 정 후보가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김진표 의원과 사무총장을 지낸 이미경 의원이 맡았다.

 손학규 후보 측은 캠프에 고 김대중 대통령과 김근태 고문 측근들을 영입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 주말 김대중 정부에서 햇볕정책 전도사로 일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캠프의 상임고문으로 영입했고, 동교동계 출신이면서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에 속해 있던 설훈 의원의 추가 합류를 끌어냈다. 김 고문의 핵심 측근인 민평련 소속 우원식 의원 등도 손 고문 캠프행을 택했다.

 지난 4·11 총선 때 경기 군포 지역구를 버리고 대구에 출마했던 김부겸 전 의원은 문 후보와 손 후보에게 동시에 ‘러브콜’을 받았으나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국회의원 영입전에선 다소 밀린 상태다. 경남지사 시절 그의 대선 출마 촉구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던 의원 숫자(11명)보다 더 줄었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2002년 대선 경선 때 노무현 후보는 지지 의원 1명 없이 출발했다가 결국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며 “원외 조직에선 어느 캠프보다 앞선다”고 말했다. 박준영 후보는 유일하게 광주 출신 박혜자 의원이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민주당 전체 의원 128명 중 대선 캠프에 참여한 의원을 빼면 57명은 무적(無籍)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의원들이 많아서란 해석도 나온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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