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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한국여행 안내서 펴낸 오시마 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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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오시마 히로시(40)는 한국을 유난히 좋아하고 한.일 축구 역사에 관심이 많다. 오시마는 최근 『2002년 한국에의 여행(2002年 韓國への旅)』이라는 책을 펴냈다. 2002월드컵 경기가 벌어지는 국내 10개 도시에 대한 관광 가이드북이다.

1993년부터 2년간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전국을 돌아다닌 오시마는 올해 초 3주간 일정으로 10개 개최 도시를 밑바닥부터 샅샅이 훑었다. 사진도 직접 찍었다.

일반 관광안내 책자와는 격이 다르다.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으로 교통.숙박.관광지 등을 소개하면서 각 도시의 역사적 배경을 짚어주고 있다.

상암구장이 자리한 난지도가 60~70년대 고도 성장의 배설물인 쓰레기 섬이었다는 사실, 인천에는 중국 화교들의 설움과 애환이 서린 차이나타운이 있다는 사실 등을 당시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메이지(明治)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오시마의 사회 의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시마는 10개 경기장 건설 현장을 돌아보며 한국인의 집중력과 활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또 수원.전주 등에서 추진 중인 외국인 민박 프로그램은 일본인이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축구는 한 · 일 양 국민에게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제는 한 · 일전에 더 이상 소모적 감정을 실을 게 아니라 서로를 격려하고 이해하는 마당이 돼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에서 월드컵 입장권이 덜 팔린다면 강매할 것이 아니라 표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일본 쪽에 넘겨주는 아량도 필요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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